[건강]국제에이즈회의 개막…치료제 값인하 촉구

  • 입력 2000년 7월 10일 18시 53분


제13차 국제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회의(ICA)가 세계 각 국의 에이즈 전문가 등 1만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9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더반에서 시작됐다.

타보 음베키 대통령은 이날 개막연설에서 “가난은 세계 최대의 적이자 보건위기의 주범”이라며 “아프리카 대륙을 엄습하고 있는 에이즈는 아프리카 특유의 방식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와 관련, ICA에 참석중인 의사와 과학자 등 5000여명은 에이즈 치료제의 대폭적인 가격 인하를 촉구하는 내용의 ‘더반 선언’을 채택했다. 이들은 또 선언에서 “에이즈 바이러스(HIV)를 보유한 산모에게 치료제 제공을 거부키로 하는 등의 ‘아프리카식’ 해결방식을 주장한 음베키 대통령의 결정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터 피요트 유엔에이즈퇴치계획(UNAIDS) 사무국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아프리카 지역에서 에이즈와 관련해 사용되는 자금이 연간 3억5000만달러(약 3850억원)에 불과하다”면서 “에이즈의 확산을 막고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최소 30억달러(약 3조3000억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국경 없는 의사회’와 에이즈 퇴치 운동가 수백명은 9일 더반에서 가두행진을 갖고 “개도국 정부들은 HIV와 에이즈 환자 치료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촉구했다.한편 칼리스토 마다보 세계은행 아프리카 지역본부장은 8일 “세계은행의 자매기관인 국제개발협회(IDA)가 아프리카 에이즈 프로그램에 5억달러(약 550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