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캐디' 우즈…아마대회 출전한 대학선배 훈수

  • 입력 2000년 6월 23일 19시 29분


세계 최정상 골퍼의 캐디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23일 미국 네바다주 핸더슨의 블랙마운틴GC(파72). 19일 끝난 제 100회 US오픈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며 우승한 ‘골프 천재’ 타이거 우즈(25·미국)가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훈련이라도 하려는 듯 반바지에 선글라스 차림. 그러나 우즈는 놀랍게도 스탠퍼드대 선배인 제리 창의 캐디백을 메고 나섰다. 이날 선배 창은 7월10일 개막되는 US아마추어 퍼블릭 링크스대회 예선에 출전했던 것.

우즈와 창은 대학 시절 룸메이트. 촉망받던 골프꿈나무로 스탠퍼드대에 입학한 창은 1년 밑인 우즈를 유독 아꼈고 인생의 동반자로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창은 프로골퍼의 꿈을 접고 의학도로 계속 학업의 길을 걷고 있다. 최근에는 우즈의 연습라운드 파트너로 자주 필드를 돌기도 했다.

그의 갑작스런 출현에 골프장 관계자와 갤러리는 깜짝 놀라며 사인공세를 펼쳤다.

우즈는 섭씨 37도가 넘는 땡볕에서 코스를 돌며 비지땀을 흘렸다. 하지만 최고 몸값의 캐디를 공짜로 고용한 창은 2라운드 합계 1언더파 143타로 본선 티켓을 따내는데 실패했다.

우즈의 조언이 너무 수준이 높았던 탓일까. 어쨌든 우즈는 이날 직접 채를 빼들고 싶은 마음에 몸이 근질근질했을 것 같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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