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남북관계 따라 접경지 땅값 '희비'

  • 입력 2000년 6월 14일 18시 51분


접경지 토지시장은 남북 관계에 따라 변화를 거듭했다. 긴장이 고조되면 땅값이 급락하고 해빙무드가 조성되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1989년 현대 정주영 회장 방북은 접경지 토지시장의 큰 호재였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파주지역의 경우 87년과 88년에 각각 10.65%, 23.25%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89년에는 무려 51.85%나 급등했다. 당시 전국 땅값이 32% 가량 급등할 정도로 부동산 투기 붐이 일기도 했지만 정회장의 방북에 따라 접경지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80년 이후 한 자리 수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지 못했던 인제군도 89년 한 해 동안 무려 20.26%가 올랐고, 연천군도 88년 11.58%에 그쳤던 상승률이 89년에는 무려 3배가 넘는 45.39%를 기록했다. 철원도 89년에 평당 2000∼3000원 짜리였던 땅이 90년말에는 10만원까지 오르는 곳이 나타나면서 한 해 동안 평균 22.1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93년에는 반대로 파주 철원 연천 고성 등지의 땅값이 모두 5% 이상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투기 억제책이 시작된데다 북한이 핵확산 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고 영변 핵사찰 문제로 서방과 갈등을 빚으면서 남북 간의 긴장감이 고조된 때문이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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