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회담' 호재 접경지 땅값 또 들먹

  • 입력 2000년 6월 14일 18시 51분


남북 정상 회담의 영향으로 경기 파주 문산 연천과 강원 철원 고성 등지의 토지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이 지역들은 남북 간의 화해 무드가 조성될 때마다 가격이 오르고 거래가 활기를 보였던 곳들. 특히 이번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 간 철도와 도로 연결 사업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여 이 지역의 개발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다만 이들 접경지역 개발은 남북 간 정치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고 사업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또 간혹 실현 가능성이 적은 개발 계획으로 투자자를 속이는 사기행위도 있을 수 있으므로 투자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파주〓9월부터 자유의다리∼제3땅굴∼도라전망대를 연결하는 관광코스를 지나는 미니열차가 개통할 예정이어서 이미 땅값이 오름세를 타고 있는 지역. 특히 열차 운행구간인 군내면과 적성면 파평면 등지가 주목 대상. 이 일대 일부 논밭은 평당가가 최근들어 최고 20% 정도 오른 4만∼5만원에 호가하고 있다.

또 민통선 내의 임야와 논밭 등도 평균 2만5000∼3만원에서 5000원 가량 호가가 올랐다. 파주시 교하면 자원공인중개사 박현영 사장은 “정상 회담 발표 이전에는 문의 건수가 월 2∼3건에 불과했으나 발표 이후 30여건으로 늘어났고, 찾아보기 힘들었던 거래도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문산〓민통선에 위치한 임야와 농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하고 거래도 활기를 띠고 있다.

문산읍 문산리 건우부동산 하순용 사장은 “하루 10통 이상의 문의전화가 온다”며 “정상회담 이전보다 최고 1만원 오른 5만∼6만원에 호가가 형성됐고 거래도 활발한 편”이라고 소개했다. 서울∼신의주 간 경의선 철도 통과지역과 2006년 완공 예정으로 복선화가 한창인 문산∼수색 간 경의선 일대가 관심대상이다. 경의선이 완전히 복원되지 않더라도 개발 허가만 나오면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연천〓도로 등 기반시설이 부족한 지역이어서 상대적으로 남북 정상회담 특수 영향을 덜 받는 곳이지만 철원과 이어지는 도로변에는 땅을 찾는 문의전화가 조금씩 늘고 있다. 특히 경원선 철도 중단점인 연천군 일대 중개업소에도 문의전화가 증가했다. 의정부시 신곡동 드림21세기부동산 허정범 사장은 “연초 1주일에 한 통 남짓했던 문의전화가 정상회담 발표 이후 하루 한 통으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철원〓지난해 말 발표된 남북 접경지역 지원법이 통과되면서 투자 1순위 지역으로 꼽혔던 곳으로 정상 회담 발표 이후 서울지역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문의가 조금씩 늘고 있다. 농지가 평당 평균 3만5000∼4만원 선으로 지난해 말보다 3000∼4000원 정도 올랐다. 철원 역 역사 복원작업이 계획돼 있는 동송읍 외촌리 일대의 경우 지난해 9월까지 평당 5만∼6만원 하던 땅값이 최근에는 7만∼8만원에서 최고 10만원까지 호가하고 있다.

▽고성〓간성∼온정리 간 신금강산 철도 건설 계획이 논의되면서 눈길을 끄는 지역이다. 특히 간성역 주변에 위치한 신안 동호 봉오리 등지의 토지에서 적잖은 개발 이익이 기대된다. 현재 이곳 대지시세는 평당 20만∼50만원. 고성군 간성읍 상리 강원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이 달 초부터 간성 역 일대 토지를 찾는 문의전화가 늘고 있다”며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땅값이 20% 남짓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황재성·이동영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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