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찬호-병현 ‘최악의 날’…나란히 패전

  • 입력 2000년 4월 28일 18시 46분


‘형과 아우’가 나란히 수난을 당한 날이었다. 둘 다 문제점은 제구력이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27·LA다저스)와 ‘핵잠수함’ 김병현(21·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동시 출격했지만 둘 다 패전투수의 멍에를 안았다.

28일 터너필드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최강팀 애틀랜타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 박찬호. 이날만큼은 메이저리그 투수라고 볼 수 없었다.

코너워크는 고사하고 스트라이크조차 잡기 어려울 만큼 제구력이 들쭉날쭉했다. 다저스 포수로 앉은 채드 크루터가 공이 어디로 날아올지 몰라 안절부절못했을 정도.

투구수 109개 가운데 절반이 넘는 55개가 볼이었고 4사구는 무려 8개. 손가락 물집 부상으로 불펜피칭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게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1회 연속안타와 볼넷으로 자초한 1사 만루의 위기에서 5번 브라이언 조던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해 첫 실점. 3회 다시 한점을 내준 박찬호는 0-2로 뒤진 6회 무너졌다.

1사 2루에서 2루주자 퍼컬의 도루에 이은 포수 실책으로 1실점한 뒤 연속 볼넷으로 다시 1사 1, 2루. 박찬호는 직구를 던지다 애틀랜타의 간판 치퍼에게 우중월 3점포를 얻어맞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5와 3분의 1이닝 동안 1홈런 8안타 6실점. 시즌 3승2패가 됐고 평균자책은 4.60으로 껑충 뛰었다.

3-6으로 패한 다저스는 4연패, 애틀랜타는 10연승. 박찬호는 5월3일 오전 11시(한국시간) 애틀랜타전에 다시 등판한다.

이날 필라델피아와의 원정경기에 나선 김병현은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으로 허무하게 무너졌다. 8회 1사 1, 2루의 위기에서 댄 플리색을 구원, 연속 삼진으로 불을 껐으나 4-4 동점인 9회말 1사후 연속 안타에 이어 필라델피아의 갠트와 애브루에게 연속 2개의 볼넷을 내줘 패전투수가 됐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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