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CBO펀드 갈수록 인기…발매 2개월만에 7兆돌파

  • 입력 2000년 3월 28일 19시 40분


후순위채(CBO)펀드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증시 침체로 일반 주식형펀드는 연일 수탁고가 감소하고 있는데 비해 CBO펀드는 발매된지 2개월도 채 안돼 7조원을 돌파하는 등 투신권의 ‘대표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총 수탁고는 27일 현재 7조3000억여원 으로 지난달말 3조원대에서 2배 이상 불어났다.

내달중엔 10조원 돌파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투신사들은 낙관하고 있다. 최근엔 은행들도 앞다퉈 CBO펀드를 시판하는 등 금융권 공동상품으로의 입지를 구축하는 양상.

상품이름도 생소한 CBO 펀드에 이처럼 개인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뭘까. 고수익에 따른 투자위험은 또 얼마나 될지 살펴본다.

▼재산 70%이상 채권투자▼

▽CBO펀드란〓CBO(Collateralized Bond Obligation)는 금융기관이 갖고 있는 채권을 따로 모아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우리말로는 채권담보부증권. CBO는 우선적으로 담보권을 행사할 수 있는 선순위채권과 그렇지않은 후순위채권으로 분류된다. CBO펀드는 채권담보부증권중 권리행사 순서에서 밀리는 후순위채권에 펀드재산의 25% 이상을 투자하는 수익증권펀드다. 그만큼 투자위험이 크다.

즉 펀드재산의 70% 이상을 신용등급 BB+이하인 채권과 B+이하인 기업어음 등 투기등급채권에 투자하되 특히 채권투자분의 25% 이상은 반드시 후순위채권을 편입해야 한다는 것.

다만 기대수익을 높이기 위해 코스닥 등록대상 기업의 공모주는 20%,거래소 상장기업 공모주는 10%를 CBO펀드에 우선배정하는 혜택을 주고 있다.

▼공모주 20% 우선배정 매력▼

▽CBO펀드가 인기를 누리는 이유〓코스닥 공모주 배정에 따른 예상수익이 의외로 크기 때문이다. 코스닥 공모주의 경우 최근 코스닥시장 침체에도 불구,등록 이후 수일간 상한가 행진을 펼쳐,개인투자자들에겐 일약 최고의 재테크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경쟁이 워낙 심해 배정받는 공모주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게 문제.

이에 반해 CBO펀드는 공모주 20% 우선배정권이 있는데다 번거로운 공모주 청약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어 일석이조의 투자메리트가 있는 셈.

또 이자소득세의 50%를 감면해주는데다 단위형 CBO펀드에 한해서는 투자신탁사가 펀드 신탁자산의 5%정도를 먼저 출자,원본이 깨질 경우 부분적인 원금보전이 되도록 했다.

▼수익률 높아도 분산을▼

▽투자포인트〓투신사측은 CBO펀드의 수익률을 대략 연 17% 안팎

으로 예상하고 있다. 초기 발매된 CBO펀드의 경우 편입한 공모주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그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문제는 수익률이 높은 만큼 투자위험도 적지 않다는 것. CBO펀드엔 투자부적격 채권과 변제순위가 뒤로 밀리는 후순위채를 편입하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채권발행 회사의 부도)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투신사들은 투자위험을 줄이기 위해 펀드재산의 5%를 먼저 출자해 부분적인 원금보전이 되도록 했으며,투신사별로 자체 고유계정(회사돈)으로 후순위채를 일부 인수하고 제휴은행에 보증금을 예치하는 등 별도의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예상수익률이 높다고 해서 CBO펀드에 보유재산 모두를 투자하는 것은 삼가는게 좋다”며 “펀드 투자에도 분산투자가 원칙”이라고 조언한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