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안승근/취한 문상객 찾아준 군인에 감사

  • 입력 2000년 2월 17일 19시 40분


이달초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민통선 안 장지에 모시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민통선에 들어갈 때와 마찬가지로 초소를 지키는 군인들은 탑승 인원과 차량 트렁크 등을 일일이 확인했다. 우리 일행은 마음이 편치 못했기 때문에 이런 절차가 곱게 보이지만은 않았다. 그 때 소대장이 당황한 표정으로 “사람이 한 명 부족하다”며 장지로 급히 군인들을 보내 수색하게 했다. 날은 어두워지고 한파가 몰아쳐 매우 불안했지만 마침내 군인들이 묘소 인근 숲 속에서 만취 상태로 자고 있던 문상객을 찾아내 무사히 장례를 마칠 수 있었다. 경황이 없어 누가 없어진 줄도 몰랐는데 자칫 위험에 처할 수 있었던 문상객을 신속하게 찾아준 군인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추운 날씨에 건강하길 빈다.

안승근(농업·경기 연천군 왕징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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