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디지털]간디사상의 전개/갈등해결 평화적 접근

  • 입력 2000년 1월 16일 20시 26분


간디가 사상적으로 영향을 받았다고 스스로 밝히는 이는 산상수훈의 예수를 비롯해 붓다, 무함마드, 조로아스터 등의 종교 창시자, 그리고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다’의 레오 톨스토이, ‘나중에 온 그들에게도’의 존 러스킨, ‘시민의 불복종’을 쓴 헨리 데이비드 소로, 도덕적 진지함과 지성으로 깊은 감명을 준 레이챤드바이 메타 등이다. 간디는 이들의 사상을 받아들여 자신의 실천적 원리를 만들어냈다.

간디는 “나는 새로운 원리를 밝히려는 것이 아니라, 오랜 옛날부터 전해오는 원리들을 다시 실천하려고 노력한다”면서 이런 영원한 진리를 “나의 방식대로 우리의 삶에 적용시키고자 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간디는 자신을 숭배한다거나 추종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누구도 간디를 따르는 사람이라고 해선 안 된다. 나는 혼자서 나를 따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나는 스스로 나의 믿음을 좇아서 살지 못하므로 자신을 따르는 데에도 적합하지 않다”고 간디는 말했다.

간디가 죽은 뒤, 인도사회와 힌두교는 간디가 바랐던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간디가 그토록 간절히 소망했던 힌두교와 이슬람의 화해는 이뤄지지 않았고 종교적 갈등은 증폭되어 쌍방의 폭력이 난무했다.

그러나 간디의 사상은 단절되지 않고 이어져 사람들에게 끊임없는 영감의 근원이 되고 있다.

그들은 그저 맹목적으로 간디를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간디의 정신을 창조적으로 적용하며 간디를 우리 곁에 살아 있게 했다.

60년대 미국의 민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목사와 반전 포크가수 조안 바에즈, ‘사르보다야’(Sarvodaya, 모든 이의 복지)운동을 주도한 인도의 비노바 바하브와 자이 프라카시 나라얀, 영국의 E. M. 슈마허, 남아프리카의 알버트 루툴리, 시칠리의 다닐로 돌치, 프랑스의 란자 델 바스토, 스리랑카의 A. T. 아리야라트나, 그리고 한국의 함석헌이 바로 간디의 사상을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게 한 장본인들이다.

장석만〈한국종교 연구회 회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