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슈퍼하마' 현주엽 이적충격털고 '복덩이'

  • 입력 2000년 1월 10일 20시 07분


‘슈퍼하마’현주엽(24·1m95)이 물을 만났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해 12월 24일 SK 나이츠 최인선감독으로부터 팀 이적통보를 받고 충격 속에 그날로 짐을 싸 ‘새둥지’ 골드뱅크 클리커스로 옮긴 그가 마침내 ‘이적충격’에서 벗어나 골드뱅크를 연일 승리로 이끌고 있는 것.

골드뱅크는 현주엽의 가세 이후 새천년 새해 팀의 첫 경기인 2일 LG 세이커스전부터 9일 기아 엔터프라이즈전까지 내리 4연승을 달렸다.

현주엽은 2일 17득점 10어시스트 16리바운드로 생애 세 번째 트리플더블이자 시즌 2호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며 이적 후 팀을 처음으로 승리로 이끌었다. 특히 9일 기아전에서는 무려 34득점 12어시스트 9리바운드로 아쉽게 리바운드 한 개가 부족해 트리플더블을 놓쳤지만 팀 역전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날 3쿼터까지 골드뱅크는 66-76으로 10점차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현주엽이 4쿼터에서만 14득점 5어시스트 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지칠 줄 모르고 펄펄 날자 기적같은 역전승을 일궈냈다.

SK 유니폼을 입었을 때 경기당 19.6득점과 4.7리바운드에 그쳤던 현주엽이 골드뱅크에 와서 올린 기록을 보면 그의 기량이 얼마나 되살아났는지 알 수 있다.

6경기에서 평균 26.7득점 7.2리바운드 12어시스트로 모든 부문에서 ‘업그레이드’됐다.

2연패 후 첫 승리를 거둔 2일 LG전. 현주엽은 불과 이틀전 발바닥의 고질적인 티눈제거를 위해 군살을 모두 제거, 걸을 때마다 통증을 느꼈지만 이를 악물고 뛰어 트리플 더블을 기록했다. 그만큼 정신력이 강해졌다.

현주엽은 9일 경기가 끝난 뒤 트리블더블을 놓쳐 아쉽지 않으냐는 질문에 “팀의 승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팀을 위해서 리바운드를 많이 잡아야 하는데 그게 잘 안돼서 불만”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진영선배와 에릭 이버츠가 잘 도와줘 매번 나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고 동료를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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