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테니스계 10대돌풍, 치마-바지바람 탓?

  • 입력 1999년 9월 14일 18시 38분


8월23일 예일대에서 열린 파일럿펜대회 개막식. 99윔블던 돌풍의 주인공 알렉산드라 스티븐슨(18·미국)이 카메라 앞에 섰다.

이때 들려온 어머니 사만타의 찢어지는 목소리. “얘, 선글라스를 벗어야지.”

스티븐슨은 입을 삐죽거리며 “싫어요”라고 답했다. 그러나 “예쁜 네 얼굴이 가리잖아”라는 엄마의 한마디에 더 버티질 못했다.

사만타의 ‘치맛바람’은 세계랭킹 39위 옐레나 다킥(16·호주), 41위 마리아나 루치치(17·크로아티아)의 ‘바짓바람’에 비하면 점잖은 편.

루치치는 지난해 엄마, 언니 세명과 함께 미국으로 도망갔다. 경기를 제대로 못해 아버지 마르친코에게 혼날 게 두려워서였다. 다킥의 아버지 다미르는 남들이 보는데서도 손찌검을 해 별명이 ‘지옥에서 온 아빠’일 정도.

테니스코트에 왜 이렇게 부모의 입김이 거셀까. 파일럿펜대회 홍보책임자 부흐홀즈는 14일 ESPN과의 회견에서 “테니스는 영재교육이 필요하다. 16세에 스타가 되려면 5세때부턴 라켓을 잡아야 한다”고 설명.

99윔블던 여자단식 우승자 린제이 데이븐포트(미국)의 분석. “여자테니스에 걸린 상금이 늘어나자 부모들의 장삿속이 꿈틀거린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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