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인터뷰]「…탐방반」창설 대영中 손동빈 선생님

  • 입력 1999년 7월 12일 19시 25분


《“사회가 균형있게 발전하려면 시민의 권리를 시민 스스로 지킬 수 있어야 합니다. 어려서부터 이런 교육이 부족한 탓인지 우리 국민은 권리 주장에 익숙하지 못합니다.”》

국내 초중고교에서는 유일하게 교내 특별활동으로 ‘NGO탐방반’을 창설해 지도하고 있는 서울 대영중 손동빈(孫銅彬·34·사회)교사.

“시민이 사회의 중심이 되는 시대적흐름을학생들이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고 싶어서 NGO탐방반을 만들었습니다.”

매월 한번씩 열리는 NGO탐방반의 수업은 시민단체 관계자를 초빙해 강의를 듣거나 시민단체와 함께 거리캠페인을 벌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6월 5일에는 참여연대의 도움으로 서울 종로구 인사동 거리에서 동남아지역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취업하고 있는 현지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고발하는 내용의 캠페인을 벌였다. 학생들은 직접 제작한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한국 기업의 횡포를 알리고 시민들의 서명도 받았다.

“학생들이 TV나 신문에 NGO관련 기사가 나오면 유심히 보고 학교에 와서 얘기하곤 합니다. 모르고 있던 사회현실에 대해 깨달아 가는 것이 재미있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학생들에게 엉뚱한 비판의식만 심어주는 것이 아니냐’며 걱정했던 학교측도 이제는 교육적인 효과를 인정하고 있다. 또 ‘아이가 자기 주장이 분명해지고 관심의 폭도 넓어졌다’며 격려의 전화를 하는 학부모들도 많다는 것. 학생들은 2학기 때는 국내 시민단체를 찾아가 활동상을 조사하고 신문 독자투고란에 사회문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담은 편지 보내기 등의 활동을 할 계획이다.

손교사는 “학생들이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사회 전체를 걱정할줄 아는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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