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김차수/野黨의 「국회 발목잡기」

  • 입력 1999년 7월 12일 19시 25분


한나라당은 12일 국회 상임위원회 활동에는 참여했으나 정부가 제출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의를 거부했다. 추경안이 세수(稅收)도 불확실한데다 선심성 위주로 편성됐다는 게 심의거부 이유였다.

한나라당은 추경안 심의를 거부하는 대신 이상득(李相得)정책위의장이 진념(陳稔)기획예산처장관을 만나 추경안 재편성 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진장관은 서민층 지원을 위한 이번 추경안을 시급히 집행해야 한다면서 한나라당의 재편성 요구를 거부했다. 한나라당이 16일 끝나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추경안 심의를 계속 거부할 것인지는 13일 다시 결정할 예정이다.

추경안에 대한 한나라당의 지적은 상당 부분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추경안 심의과정에서 바로잡을 수도 있는 문제를 놓고 국회 운영을 ‘하루살이식’으로 결정하는 것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임시국회 들어서만도 벌써 두차례나 국회운영을 파행으로 몰아갔다.

5일에는 특별검사제에 대한 여권의 단일안 마련을 요구하며 대정부질문에 불참, 하루동안 국회본회의를 공전시켰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정이 총체적 난맥상에 빠졌다고 질타해 왔다. 그렇다면 야당이 할 일은 정부의 실정(失政)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대안과 개선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상황변화에 따라 조변석개(朝變夕改)식의 즉흥적 국회운영전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지도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기에 “발목잡기식 국회운영으로는 민심을 얻을 수 없다”는 당 안팎의 지적을 외면하는지 정말 궁금하다.

김차수(정치부)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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