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심재학,투수변신 『다소 모험적…신중검토』

  • 입력 1998년 12월 24일 19시 07분


90년9월30일자 본보 체육면에 실린 ‘충암, 배재 대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 우승’이라는 기사의 일부.

“7홈런에 타율 0.472를 기록한 심재학은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심재학은 투수로서도 17이닝동안 3안타 1실점, 탈삼진 20개를 기록하는 발군의 실력을 과시했다.”

국내 아마야구에서 자주 봐왔듯 프로야구 LG 4번타자 심재학(26)도 충암고와 고려대시절 팀의 투수와 주포를 겸했다.

그래서 95년 입단 때 “투수로 뛰는 게 어떠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 그가 지금 다시 구단의 투수 전향 ‘구애’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

LG는 최근 코칭스태프 회의를 갖고 심재학을 투수로 키우기로 결정했다. 정삼흠 투수코치는 “심재학은 아마 시절 A급 투수로 평가받아 지금도 3,4개월 훈련시키면 선발도 가능하다. 팀에 부족한 왼손 선발요원으로 유망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본인은 “모험적인 일이라 주변 분들과 함께 신중히 검토해 결정하겠다”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심재학이 투수로 변신한다면 프로사상 팀 간판타자가 투수로 포지션을 바꾸는 첫사례가 된다.

심재학은 국가대표 4번타자 출신의 명성을 업고 데뷔했지만 프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조급한 마음에 타격폼을 자주 바꿔봤지만 ‘약발’이 제대로 듣지 않았다. 심재학은 “이광환전감독님이 투수가 낫겠다고 말씀하셨을 때 타자로 어느 정도 성공한 뒤에 투수로 뛰겠다고 대답했지만 아직 어느 것도 제대로 못했는데…”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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