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천수만, 간척사업영향 어장 황폐화

  • 입력 1998년 12월 24일 11시 10분


국내최대 황금어장이었던 충남 서해안 천수만이 간척사업에 따른 생태변화로 어장기능이 급속히 상실된 것으로 조사됐다.

충남도는 그러나 이같은 어장의 황폐화를 방지하기 위한 근본대책을 마련하는 대신 일부 어장을 축소하고 새로운 어장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또 다른 생태변화가 우려되고 있다.

한국해양연구소가 4월 충남도의 의뢰를 받아 조사한 천수만지역 어장환경 보고서는 서산AB지구와 홍보지구 간척사업으로 천수만해역의 수질 지질상태가 급속히 나빠져 수산생물의 서식조건이 상실됐다고 지적했다.

천수만 중앙에 있는 죽도 윗부분 해역은 서산AB지구 간척사업으로 유속이 최고 85.8%까지 줄고 각종 오폐수로 수질도 나빠져 수산생물의 산란과 서식조건을 상실했다.

또 천수만 전지역의 지질이 모래와 진흙 및 각종 퇴적물 때문에 자생력을 잃어 단위면적당 프랑크톤 생산도 간척사업 전보다 33%나 줄었다.

보고서는 천수만해역(1만8천㏊)에 있는 어장 4천3백46㏊의 82%에 해당하는 3천5백66㏊는 이미 기능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충남도는 2008년까지 어장 2천9백9㏊를 줄이는 대신 8백40㏊를 새로 개발해 적정어장 규모인 2천2백77㏊만 남길 방침이다.

도의 이같은 대책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천수만어장의 황폐화는 간척사업 등 정부의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것으로 간척사업을 중단하는 등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어장을 축소하겠다는 발상은 또 다른 간척사업의 빌미를 제공하는 미봉책”이라고 지적했다.

〈대전〓이기진기자〉doyoce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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