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할 수 없나요?]윤봉길의사기념관 주차장 유료화

  • 입력 1998년 10월 20일 18시 52분


‘매헌 윤봉길(梅軒 尹奉吉)의사 기념관’은 24세의 젊은 나이에 시라카와 요시노리(白川義則) 일본 육군대장에게 폭탄을 던져 죽이고 사형당한 윤의사(1908∼1932)의 애국애족정신을 선양하기 위해 마련한 국내 단 하나뿐인 기념관.

그동안 후원금으로 운영해 왔지만 IMF이후 많이 끊겨 두달째 전기료(3백40여만원)조차 못내는 형편이다. 이대로 두면 기념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기념관 운영을 위해서는 수익사업이 필요하다. 그나마 기념관 앞 주차장(55대)을 유료화하는 방법 뿐이다.

그러나 서울시의 반대로 난관에 봉착했다. 기념사업회가 문을 닫으면 윤의사의 숭고한 뜻을 어떻게 알릴 것인가. 서울시는 규제를 풀고 사업을 허용해 주기 바란다.

정덕영(44·매헌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 사무처장)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이 서울 서초구 양재동 시민의 숲에 들어선 것은 88년 10월. 독지가들의 기탁금 15억원으로 지은 지하1층 지상3층의 기념관에는 각종 유물과 자료가 보관돼 있다. 개관때부터 지금까지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가 운영하고 있다.

주차장 유료화가 거론된 것은 지난해 IMF한파 이후. 기념관 운영의 근간이던 성금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3백원(성인)의 입장료로는 건물 관리도 어렵다는게 사업회의 말. 하루 입장수입은 1만원 안팎이다.

사업회가 자구책으로 낸 것이 주차장 유료화. 그러나 허가와 관련된 행정기관은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대지 소유주는 서초구청, 관리는 서울시 공원녹지관리공단이 맡지만 주차장법 운영은 건설교통부 소관이다. 건교부는 사업회가 주차장을 유료화해도 좋다는 입장.

‘시설물의 소유자뿐만 아니라 사용권 또는 관리권을 가진 자도 주차장을 유료화할 수 있다’는 공문을 4월 시에 보냈다. 등기부상 땅임자인 서초구는 서울시 결정을 따르겠다는 입장.

그러나 서울시는 반대한다. 유료화할 경우 주차장 수입은 시 몫이라는 게 반대요지. 서울시 공원녹지관리사업소 김주섭(金周涉)관리과장은 “서류상으로야 서초구가 대지소유주지만 궁극적으로는 시의 땅”이라며 “시유지 주차장의 수입을 기념관이 가져 간다는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10년간이나 위탁관리 해온 사업회의 재정난은 시가 알바 아니라는 입장을 보여 무책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기념관 사정을 전해 들은 관람객들은 “서울시와 사업회가 의사의 뜻을 기린다는 생각을 갖고 기념관을 살리는 방향으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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