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이규민/소비촉진 日부양책

입력 1998-10-08 19:04수정 2009-09-24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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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생산과 소비로 요약된다. 상호영향 관계에 있지만 소비가 생산에 주는 파급효과가 훨씬 더 크기 때문에 대량생산 시대에는 소비를 미덕으로 여긴다. 경제학적으로 소비지출은 종속적이고 소극적 특성을 지닌다.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얘기다. 인플레때는 소비가 활발해지지만 국가가 세금을 많이 걷는 전쟁때나 극심한 경기침체때는 소비가 크게 위축된다. 강제적 방법으로라도 소비가 촉진되면 생산이 활기를 띠고 경기는 살아난다.

▼최근 일본정부가 구상중인 경기대책은 바로 여기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일본의 기발한 경기대책중에는 전국민에게 1인당 3만엔(약 30만원)짜리 상품권을 나눠주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저축을 못하게 상품권을 주고 사용기한까지 명기할 예정이다. 월요일중 몇날을 공휴일로 지정해 쇼핑을 촉진한다는 취지의 ‘해피 먼데이’ 제도도 추진되고 있다. 35조원이 한꺼번에 뿌려지는 세계적 쇼핑잔치가 열릴 판이다.

▼전세계적으로 일본은 스위스에 이어 두번째로 국민소득이 높은 나라다. 대외 순자산도 3천억달러를 넘어 미국보다 달러를 더 많이 갖고 있는 세계 최고 부자나라다. 그런 일본이 경기침체로 고통을 받는 이유는 여럿 있지만 그중 하나는 바로 지나친 근검절약에 있다. 국민총생산(GNP)대비 저축률이 30%를 넘어 10%대의 미국이나 프랑스 독일보다 월등히 높다는 통계다.

▼우리도 불황으로 소비가 지극히 위축된 상태다. 일본과 다른 것은 자산보다 빚이 더 많기 때문에 일본과 같은 소비촉진정책을 쓸 수 없다는 점이다. 개인이 알아서 소비를 할 수밖에 없다.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소비를 하지 않는다면 더 암울한 미래가 기다릴 뿐이다. 건전한 소비는 결코 악덕이 아니다.

〈이규민 논설위원〉kyu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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