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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9월 13일 19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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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치졸한 이중잣대’라는 제목의 이 사설은 “미국의 성문화가 얼마나 문란한지는 세상이 다 안다. 그런 나라에서 한 여성의 ‘성적 괴롭힘’ 주장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이 청문회는 우스운 것으로 앵글로 색슨의 위선일 뿐이다”고 일갈했다.
프랑스에는 “공인의 ‘허리 아래’는 묻지 않는다”는 관행이 있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프랑스대통령이 96년1월 타계하기 직전 숨겨뒀던 연인과 딸이 나타나고 장례식에 이들이 같이 섰을 때 프랑스 언론과 국민은 미테랑을 비난하지 않았다.
샤방 델마스라는 거물정치인은 총리재직시 동성애 관계인 젊은이에게 카페에서 총을 쏴 상처를 입혔다. 언론은 간략한 사실보도로 끝냈다.
정치인 연예인 등 공인의 이혼 재혼 동거 동성애 등은 거의 보도되지 않는다.
르 몽드는 “정치인이 사생활 때문에 대중과의 약속에 모순된 행동을 하거나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때만 그 사생활은 관심과 보도의 가치가 있다”고 정의를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허리 아래’를 묻지 않던 프랑스언론들도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의 보고서가 공개된 후부터는 빌 클린턴스캔들에 관해 논조가 달라진 듯하다.
르 피가로는 12일 “클린턴이 대통령직을 유지한다면 기적”이라고 보도했고 라 트리뷘은 “미국 청교도주의의 대가는 결국 사이코드라마인가”라고 비꼬았다.
지구촌은 이제 세계 최강국의 대통령에게 보통사람 이상의 인격과 도덕률을 바라고 그에 걸맞지 않을 때 책임지는 자세를 요구하나 보다.
김기만<국제부>key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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