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기미독립선언문’‘김구선생의 편지’를 비롯해 ‘조선5백년사’‘사서삼경’‘삼국지’ 등 20여종의 책을 대부분 줄줄 왼다. 이 중 ‘독립선언문’과‘김구선생의 편지’는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욀수 있는 김씨의 ‘18번’.
김씨가 암기를 시작한 것은 80세가 되던 90년부터. 남들은 기억력이 감퇴된다고 하소연을 할 나이였다.
젊어서 특별히 암기력이 뛰어난 편도 아니었다는 김씨. 나이탓인지 자신도 모르게 자꾸 잊어버리는 문구들을 기억해내기 위해 잠자리에 들기 직전까지 몇번이고 복습을 거듭했다.
김씨에게는 바람이 있다. 젊은이들을 모아놓고 ‘독립선언서’나 ‘김구선생의 편지’를 외워서 들려주는 것이다. 국어교과서의 ‘지긋지긋한’ 문장으로만 알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그 글의 절절한 의미를 한번만이라도 느끼게 해 주고 싶기 때문이다. “요즘 살기 어렵지. 이럴 때일수록 나보다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야 돼.”
김씨가 강조하는 불황탈출법은 ‘애국심’이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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