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다급해진 온실가스 대책

동아일보 입력 1998-06-02 19:54수정 2009-09-2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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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대책이 다급한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작년 12월 교토총회에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1990년 기준으로 평균 5.2%까지 감축하기로 의무화한 선진국들이 온실가스 대규모배출국인 우리에게 동참을 요구하는 압력을 다각적으로 가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기후변화협약상 개도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온실가스 감축요구를 언제까지나 거부하고 외면할 수 없는 입장이다. 93년 12월 기후변화협약에 가입한데다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으로서 국제사회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온실가스감축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우리에게 가해질 각종 규제를 생각하면 다른 선택이 없다. 앞으로 나라별로 온실가스 배출쿼터가 정해지는 등 전 지구적인 규제시스템이 발동되고 온실가스 감축노력을 하지 않는 나라에 대해서는 각종 무역규제를 가해올 것이 명백하다.

결국 우리의 선택은 석탄 등 화석연료사용을 크게 줄여나가는 길뿐이다. 우리나라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95년 1억1백만탄소t으로 현재 세계 12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다. 이대로 가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10년에는 1900년의 2.3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에너지 다소비 산업구조를 에너지 저소비형 산업구조로 뜯어 고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이것이 쉽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일정한 경제성장 역시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선진국처럼 온실가스배출을 ‘감축’하는 것이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증가를 일정목표수준으로 ‘제한’하는 의무부담 방안을 국제사회에 제시할 방침이다. 우리로서는 이 방안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실정이나 여기에는 두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하나는 다른 나라들로부터 이해와 양해를 얻어낼 수 있느냐다. 정부의 적극적인 환경외교가 뒤따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른 하나는 국제사회에 제시할 온실가스 제한목표를 수립하는 것 자체가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이다. 일정한 경제성장을 유지해나가는 데 장기적으로 필요한 에너지수요를 산출해내고 그에 따른 실효성 있는 온실가스배출증가 제한 목표를 설정하여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각종 조치를 마련하는 데 3∼4년이 족히 걸린다는 것이 정부관계기관의 계산이다.

정부는 지난 4월에야 총리산하에 대책기구를 설치했으나 이제 시작해서 언제 종합적인 대책을 세우고 차질없이 실천해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지금부터라도 범정부적으로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국제사회가 지켜보고 있다. 미국의 압력이 있건 없건 우리 스스로를 위해서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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