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윤영찬/경선승복 말로만

입력 1998-05-14 19:27수정 2009-09-25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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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경선불복시비로 시끄럽다.

지난달 30일 국민회의 제주지사 후보경선에서 탈락한 신구범(愼久範)현지사는 13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신지사는 98명의 국민회의 대의원들이 투표에 참여한 경선에서 우근민(禹瑾敏)전지사에게 64대34로 패배했다. 서울 광진 중랑 관악 등 경선에서 탈락한 국민회의 현역 구청장들도 한나라당에 입당, 출진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한나라당이나 자민련의 내부사정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경선 전과 경선 후 이들의 말바꾸기 행태다. 이들은 경선전 한결같이 ‘승패에 관계없이 경선 결과에 승복한다’는 서약서를 썼다. 하지만 경선이 끝나면 한결같이 ‘불공정 경선’을 주장하며 “주민의 직접 심판을 받겠다”고 나선다. 한마디로 ‘내가 당선되면 공정이요, 남이 당선되면 불공정 경선’이 되는 셈이다.

광역 및 기초단체장들의 ‘철새행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95년 6·27지방선거 결과 경기도의 31개 시군 기초단체장은 민자당 13명, 민주당 11명, 무소속 7명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대선 직전에는 한나라당 23명, 국민회의 4명, 자민련 1명, 무소속 3명이 됐다.

정권교체가 이뤄진 지금은 국민회의 14명, 자민련 4명, 한나라당 12명, 무소속 1명의 구도로 바뀌었다. 정치적 소신도 없이 당선가능성에 따라 두세번씩 떼지어 이당 저당을 날아다닌 셈이다. 이중에는 경선에서 탈락해 옮겨가는 사람도 상당수다. 불공정 경선을 불복이유로 밝힌 단체장들은 차라리 처음부터 경선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떳떳했다. 이제는 경선불복자들의 변(辯)대로 주민들이 직접 그들을 심판할 때다.

윤영찬<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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