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레이더]베레조프스키 러 안보부서기

  • 입력 1997년 5월 14일 20시 34분


「마피아 대부」 「냉혈 인간」 「크렘린의 불가사리」. 갖가지 별명이 따라붙는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서기가 분쟁 해결사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러시아 언론들은 지난 12일 러시아와 체첸간에 체결된 평화 및 경제협력 협정과 관련, 베레조프스키의 막후역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쟁유가족 및 강경파들을 의식한 보리스 옐친 대통령은 아슬란 마스하도프 체첸 대통령과의 회담을 주저해 회담 개최 4일전까지 성사자체가 불투명했다는 것. 옐친은 특히 지난해 젤림한 얀다르비예프 전 체첸반군 지도자와 회담시 얀다르비예프의 삿대질에 이어 그가 집어던진 서류를 뒤집어 쓰는 망신을 당한 이후 체첸 지도자와 직접 만나는 것을 꺼려왔다. 그러나 베레조프스키는 『표트르 대제이후 4백년에 걸친 체첸과의 분쟁을 종식하는 영예를 가지라』며 옐친대통령을 끝까지 설득, 결심을 이끌어 낸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하도프 체첸 대통령에게는 독립문제를 의제에서 빼는 대신 경제봉쇄 해제와 전후 복구 지원 등을 약속했다. 이번 회담 성사를 위해 이반 루브킨 국가안보회의서기와 함께 체첸으로 날아간 것만해도 4월말까지 모두 다섯차례. 89년 로가바즈 자동차판매회사를 설립한 그는 시브네트 정유사와 국영제1방송인 ORT를 장악하면서 크렘린과 재계를 연결하는 신흥재벌들의 「대형(大兄)」노릇을 해왔다. 덕망이 높던 블라디슬라브 리추에프 ORT사장이 방송이관과정에서 피살됐는데 베레조프스키가 배후 인물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모스크바〓반병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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