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홍콩에 도착한 한국인들은 TV를 보고 가끔 놀라는 경우가 있다. 홍콩 현지 TV에 한국의 연속극과 한국어 뉴스가 방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의 양대 TV방송중 하나인 아시아 TV(일명 ATV)의 영어방송 채널에서 일요일 저녁 6시부터 7시까지 한시간동안 방송하는 「코리안 아워」와 같은 날 밤 8시30분부터 9시까지 30분동안 내보내는 「코리아 리포트」가 그것이다.
홍콩에는 모두 20여개의 TV채널이 있지만 공중파 방송은 ATV와 TVB 등 두개 뿐으로 이들 방송은 각각 광동어채널과 영어채널을 동시에 갖고 있어 모두 4개 채널의 공중파 방송이 있는 셈이다. 이중 영어채널은 ATV와 TVB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시청자를 나누어 갖고 있다.
홍콩 ATV에 이처럼 한국어 프로그램이 나가는 것은 홍콩한인상공회(회장 白正鉉·백정현)가 이 시간대를 고정적으로 매입해 한국어 방송시간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한인상공회는 지난 91년 4월부터 코리안 아워를 시작, 운용한 결과 반응이 좋고 국가 홍보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95년 11월부터는 코리아 리포트를 신설해 현재까지 운용해오고 있다.
요즘 코리안 아워에는 KBC가 제작한 「젊은이의 양지」가 말은 한국말로, 자막은 한문자막으로 방영되고 있고 코리아 리포트는 YTN이 영어로제작한국내뉴스가 역시 한문자막을 붙여 보도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광고. 홍콩에 진출해 있는 국내 대기업들이 주로 이들 프로그램의 광고 스폰서를 하고 있지만 광고가 이들 프로그램을 운용하는데 드는 지출만큼 들어와주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백회장은 상공회측이 받는 광고비는 15초에 미화 1천6백달러로 국내 방송이나 홍콩 현지의 다른 시간대 광고비에 비해 파격적으로 싼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대신 이 프로그램은 홍콩뿐만 아니라 이웃 심천 광주 등 광동성 일대에서 시청하기 때문에 가시청인구가 무려 7천만명에 달해 광고효과가 대단하다는 것이다.
홍콩상공회측은 중국지역에서 특히 인기가 있는 라면 과자 껌 드링크 내의 등의 제조회사가 이 프로그램에 스폰서로 나서면 엄청난 광고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정동우<홍콩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