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의 과학]얼음←물→수증기는 어떤 역할하나

  • 입력 1997년 1월 3일 20시 38분


물은 얼음으로 변할 때 많은 열을 방출하고 수증기로 변할 때는 많은 열을 흡수한다. 물과 같이 온도나 압력의 변화에 따라 고체 액체 기체 상태로 모양이 바뀌는 현상을 물리학에서는 상전이(相轉移)라고 부른다. 많은 물질이 상(相)을 바꿀 때에는 열을 방출하거나 흡수한다. 이때의 열을 「숨은 열」이라 부른다. 물의 경우에는 그 열량이 매우 크다는 게 특징이다. 섭씨0도의 얼음 1g이 1기압에서 섭씨0도의 물 1g으로 바뀌는 데는 약 80㎈의 열량이 필요하다. 섭씨1백도의 물 1g이 1 기압에서 섭씨1백도의 수증기 1g으로 바뀌는 데는 약 5백40㎈의 열량이 필요하다. 섭씨0도의 물 1g을 섭씨1백도의 물로 데우는데 1백㎈가 든다는 점을 생각하면 상전이를 할 때 주고 받는 열량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이 이렇게 큰 숨은열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기 중의 수증기나 구름 속의 미세한 물방울 및 얼음 알갱이들이 열에너지를 실어 나르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세계 각지의 기후상태를 결정하는 근원은 바로 이 대기 중의 물분자들(얼음 물 수증기)의 유동적인 흐름인 것이다. 지상의 물과 공기 중의 수증기는 더운 날에는 열을 흡수하고 추운 날에는 열을 방출함으로써 기온의 극심한 변화를 조절한다. 큰 호수나 바닷가의 기온 변화가 작은 이유는 물의 비열이 크고, 물이 얼거나 증발할 때 막대한 열을 내거나 빨아들여 기온을 일정하게 하기 때문이다. 한 여름에 달구어진 앞 뜰에 물을 뿌리면 시원해지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물이 증발하면서 많은 양의 열을 빼앗아 주위 공기의 온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같은 물의 숨은열 원리를 우리는 생활 곳곳에서 이용하고 있다. 겨울철 난방의 대표적인 방법은 스팀, 즉 수증기 난방이다. 물을 수증기 상태로 가열하여 관을 통해 각 방에 보내고 방열판을 지나가게 하면 점차 식어진 수증기가 물로 응축할 때 매우 큰 열량을 낸다. 이 방법은 일반 가정에서 물을 데워 난방하는 방법보다 더 많은 열량을 전달할 수 있어 대형 건물의 난방 방법으로 자주 쓰인다. 양 인 상<이화여대교수·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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