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어우두’ 끝내고 H리그 초대 우승 이끌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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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서 뛰던 김진영, 인천도시공사 합류해 정상 다짐
金, H리그 3경기 20점… 득점 2위, 유럽서 벌크업해 몸싸움 강해져
亞게임-올림픽 위해 복귀했지만, 메달 꿈 사라져… “소속팀 우승 전념”

김진영(인천도시공사)이 21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카메라 앞에서 슛을 날리고 있다. 스페인 무대에서 두 시즌 동안 뛰다 
2023∼2024시즌을 앞두고 국내로 복귀한 김진영은 3경기에서 20점(리그 2위)을 넣으며 ‘H리그’ 초대 우승을 노리는 
인천도시공사의 공격 라인을 이끌고 있다. 김진영은 “개인 타이틀 욕심은 없다. 팀 우승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김진영(인천도시공사)이 21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카메라 앞에서 슛을 날리고 있다. 스페인 무대에서 두 시즌 동안 뛰다 2023∼2024시즌을 앞두고 국내로 복귀한 김진영은 3경기에서 20점(리그 2위)을 넣으며 ‘H리그’ 초대 우승을 노리는 인천도시공사의 공격 라인을 이끌고 있다. 김진영은 “개인 타이틀 욕심은 없다. 팀 우승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인천도시공사는 SK핸드볼리그 시절(2011∼2023년) 우승을 한 번도 못했다. SK리그 마지막이었던 2022∼2023시즌 인천도시공사는 챔피언결정전(3전 2승제)에서 두산과 만나 1차전을 따냈지만 2, 3차전을 연달아 내주며 결국 고배를 마셨다. SK리그 남자부는 12시즌 중 11시즌을 두산이 우승하는 ‘어우두’(어차피 우승은 두산) 리그로 끝났다.

핸드볼이 ‘H리그’로 새로 출범한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인천도시공사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는 등 알차게 전력을 보강하며 초대 우승 도전에 나섰다. 스페인 1부 팀 아데마르 레온에서 뛰던 김진영(23)도 팀에 합류했다. 21일 팀 훈련장이 있는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만난 김진영은 “H리그에서는 더 이상 ‘어우두’라는 말이 안 나오게 하겠다”며 웃었다.

김진영은 26일 현재 H리그 3경기에서 20점을 넣어 남자부 득점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H리그 데뷔전이었던 12일 하남시청을 상대로 4점을 넣은 김진영은 18일 상무전, 25일 SK전에서 각 8점을 넣었다. 슛 성공률도 71.43%로 득점 상위 5명 중 2위다. 김진영의 군더더기 없는 활약에 인천도시공사는 3경기 무패(2승 1무)로 두산(3승)에 이어 리그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진영은 발이 빠른 데다 몸싸움에도 능하기 때문에 상대 수비수 한두 명은 어렵지 않게 제친다. 키 185cm인 김진영은 몸무게 80kg을 유지하던 경희대 재학 시절에 몸놀림이 가벼워 ‘날아다닌다’는 평을 들었다. 스페인 무대에서 몸무게를 88kg까지 늘리며 힘까지 좋아졌다. 김진영은 “스페인 리그 선수들의 ‘피지컬’이 한국 선수들보다 좋다. 스피드는 한국만큼 빠른데 더 힘 있는 핸드볼을 한다. 그곳에서 살아남으려고 ‘벌크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 덕분에 상대의 거친 몸싸움을 이겨내고 슛을 던지는 게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아버지 김중기 씨(55)도 핸드볼 선수였던 김진영은 경희대 시절부터 대학 선배이자 ‘전설’로 통하는 윤경신(50·두산 감독)의 뒤를 이을 라이트백(주공격수) 유망주로 꼽혔다. 김진영은 2021년 1월 세계선수권대회 6경기에서 39골을 넣어 득점 8위에 오르며 세계 무대에도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던 같은 해 10월 스페인리그에 진출했다. 한국 남자 핸드볼 선수가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유럽 무대로 건너간 건 윤경신이 1996년 굼머스바흐(독일)에 입단한 뒤 25년 만이었다.

스페인에서 두 시즌 동안 55경기에서 76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인 김진영은 2022∼2023시즌 스페인리그 일정이 끝난 올해 6월 국내 복귀를 택했다. 김진영은 “유럽 팀에서도 ‘러브콜’을 받았다. 그런데 유럽 팀은 아시안게임에 선수를 보내줄 의무가 없다.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내년 파리 올림픽 준비에 전념하고 싶은 마음에 국내 복귀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안게임 때는 4강 문턱을 넘지 못했고, 올림픽 본선 진출권도 따지 못하면서 김진영이 국가대표 선수로 세운 국내 복귀 목표 두 가지는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소속팀 우승’이라는 목표는 유효하다. 김진영은 “(대표팀에서)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분하고 마음이 아팠다”면서 “이번 시즌 우승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핸드볼#김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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