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처에 딱 한 번’ WBC 새로운 변수 떠오른 비디오 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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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8일 13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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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 뉴스1 DB
이강철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 뉴스1 DB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가 맞붙었던 지난해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 3-4, 한 점차로 뒤진 KT는 8회초 선두타자 황재균이 유격수 땅볼을 친 뒤 1루에서 아웃 판정을 받았다. 접전 상황으로 보였지만 이미 2번의 기회를 모두 소진한 KT는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없었다. 결국 KT는 이 경기를 4-8로 패하며 아쉬움을 삼켜야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제5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선 비디오 판독이 경기 흐름을 뒤바꿀 변수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심판 재량이었던 이전 대회와 달리 감독에게 요청 권한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WBC 조직위원회는 지난 7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에 이번 대회에 적용할 규정을 공개했다.

주목할 부분은 비디오 판독이다. 지난 2017년 4회 대회에서 도입된 비디오 판독은 심판들만이 요청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심판들 스스로 판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비디오 판독을 요청한 것이다.

일부 팀들은 심판이 판독 요청을 해주지 않아 억울해 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오심을 줄이고 판정 논란을 줄이기 위한 장치였지만, 여전히 심판 권한이 크게 작용한다는 비판이 나온 배경이다.

이에 따라 이번 대회에선 비디오 판독 신청을 심판이 아닌 각 팀 감독이 할 수 있게 됐다. 이미 메이저리그(MLB)와 일본 프로야구, KBO리그에서도 도입하고 있는 방식이다.

다만 횟수가 제한적이다. KBO리그의 경우 기본 2회에 2차례의 판독 신청이 모두 성공했다면 추가로 1회의 기회가 주어진다. 연장에 돌입하면 1회가 또 추가, 최대 4회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반면 이번 대회에선 조별리그로 치러지는 1라운드와 단판 승부인 2라운드(8강)까지 비디오 판독 신청 횟수가 팀 당 한 번 뿐이다. 만일 1회에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면 9회까지 비디오 판독의 기회는 없는 셈이다.

앞서 언급했던 작년 준플레이오프에서 비디오 판독 기회를 모두 소진해 경기 후반 판독을 하지 못했던 KT의 사례를 돌아보자. KT는 8회 1점차 승부에서 선두타자 출루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고 그 이닝에 동점을 만들었지만 끝내 패했다. 결과론적이지만 이미 판독 기회를 소진한 것이 못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공교롭게도 KT의 사령탑은 이번 대회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강철 감독이다.

이번 대회에선 그 기회가 더욱 제한되는만큼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상황에 따라선 오심이라고 판단되더라도 더 중요한 시점을 위해 판독 기회를 아끼는 ‘결단’도 필요할 수 있다.

결국 감독의 역량이 크게 중요해진 셈이다. ‘승부처’라고 판단되는 시점에서 ‘확실한 오심’을 뒤집는다면 경기 흐름을 완전히 뒤집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한국이 1·2라운드를 모두 통과해 준결승까지 진출한다면 이후 경기에선 비디오 판독 기회가 2차례로 늘어난다. 조금은 여유가 생기면서 유연한 판단도 가능해진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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