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이 ‘튀는’ 이승우 “개성 강해야 팬 즐겁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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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伊-벨기에 무대 경험 후 K리그1 돌아와 22경기서 10골
“튀긴 해도 지켜야할 선은 지켜” 해외 매체서도 국내활약에 주목
러시아 월드컵 이후 대표팀 못들어
“수비도 적극 참여하려고 늘 노력… 월드컵 가면 어떤 역할이든 할 것”

두 손을 귀에 대고 관중 환호를 유도하는 자신의 대표 세리머니 포즈를 하고 있는 이승우.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두 손을 귀에 대고 관중 환호를 유도하는 자신의 대표 세리머니 포즈를 하고 있는 이승우.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나처럼 개성 강한 선수가 K리그에서 더 많이 나와야 한다.”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 수원FC 이승우(24)는 올 시즌 단연 화제의 중심이다. 골을 넣어도, 세리머니를 해도, 기자회견을 해도 관심이 집중된다. 올 시즌 리그 22경기에서 10골(2도움)을 넣으며 득점 5위를 기록 중이다. 팀은 6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난 이승우는 “좋은 분위기 속에서 뛰다 보니 팀 성적은 물론이고 개인 성적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가는 것 같다”며 “나한테 개성이 강하다고 하지만 지켜야 할 선과 규칙은 있다. 플레이 스타일도 개성이 강해야 팬 입장에서 보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수원FC 유니폼을 입을 때만 해도 이승우를 향한 기대보다 우려가 더 많았다. 이승우의 굴곡진 축구 인생 때문이다. 2011년 스페인 명문 클럽 FC바르셀로나 유스팀에 입단한 이승우는 승승장구했다. 2014년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 챔피언십은 하이라이트였다. 이승우는 4경기 연속골(5골 4도움)로 한국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일본과의 8강전에서 50m 이상 공을 몰고 가 수비수 3명과 골키퍼를 따돌리고 골을 넣으며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승우는 2017년 이탈리아 베로나로 팀을 옮겨 주전으로 활약하며 성인 무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하지만 2019년 벨기에 신트트라위던으로 이적한 뒤 경기를 거의 뛰지 못하며 경기력이 크게 떨어졌다. 이승우는 “벨기에 시절은 정말 힘들었다. 팀을 나갈 수도 없고, 경기에 나설 수도 없고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 흐르는 시간이 아쉬웠고 나 자신에게 미안했다”고 했다.

K리그1에서 이승우의 활약은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의 한 매체는 “이승우는 유럽을 떠났지만 축구와 헤어지지 않았다. 한국에서 다시 태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달라진 경기력에 대해 이승우는 “축구는 하루 이틀 연습한다고 해서 느는 스포츠가 아니다. 꾸준함이 있어야 하는데 내 경기력도 그 꾸준함의 결과물”이라고 했다. 이어 “올 시즌 부상 없이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더 많은 득점과 도움도 올리고 싶다. 팀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가게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을 자신의 해로 만들고 있는 이승우에게 아쉬운 부분은 대표팀이다. 이승우는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깜짝 발탁돼 조별리그 2경기에서 후반 교체 활약했다. 하지만 2019년 6월 이란과의 친선경기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26명 중 25명이 국내파로 구성된 2022 동아시안컵 대표팀에도 승선하지 못했다. 이승우는 “어떤 점 때문에 대표팀에 뽑히지 못하는지 모르겠다”며 “내가 완벽한 선수는 아니기 때문에 운동할 때나 경기할 때 무엇을 보완할지 항상 고민한다. 수비도 더 적극적으로 하려고 한다”고 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이 아니더라도 월드컵 무대에서 다시 뛰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다. 이승우는 “월드컵을 경험한다는 것은 어떤 말로도 설명하기 힘든 벅찬 느낌이다. 월드컵에 나설 수 있다면 어떤 역할이든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시 한번 유럽 무대로 나가고 싶은 마음은 없을까. 이승우는 “한국 무대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당분간은 유럽 진출 등에 대한 생각은 접어두고 수원FC에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프로축구#수원fc#이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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