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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스포츠

복덩이 외인 된 터크먼…한화, 만년 꼴찌 수렁서 건져낼까

입력 2022-04-12 13:45업데이트 2022-04-1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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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KBO리그에 처음 발을 들인 외국인 타자 중에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한화의 터크먼(32·외야수)이다. 개막(2일)부터 11일까지 8경기를 뛴 터크먼은 타율(0.484), 안타(15개), 2루타(5개), 멀티히트(6경기) 등 여러 부문에서 리그 1위에 올라있다. 장타율(0.742·3위), OPS(출루율+장타율·1.242·2위) 등 여러 타격 지표를 들여다봐도 상위권에서 터크먼의 이름을 볼 수 있다. 터크먼의 뒤를 이어 라모스(KT)의 타율이 0.242로 새 외국인 타자 중 두 번째인데, 아직 적응 중인 다른 외국인들의 2배 이상의 몫을 하고 있는 셈이다.

터크먼의 진가는 눈에 보이는 타격뿐 아니라 수비, 주루 등 눈에 띄지 않는 부분에서도 드러난다. 메이저리그(MLB)에서 총 257경기를 뛴 터크먼은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고 앨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 후안 소토(워싱턴) 등 슈퍼스타들의 홈런성 타구를 아웃카운트로 둔갑시키는 환상적인 수비로도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명성대로 두산과의 개막전에서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터크먼은 4회 강승호(두산)가 친 중견수와 좌익수 중간으로 향하는 뜬공을 약 20m를 질주해 잡아냈고, 이튿날 1회 1사 1루에서 페르난데스(두산)의 좌전안타 때 1루 주자가 2루를 돌아 3루를 향하자 정확한 송구로 잡아냈다. 미국에서 터크먼과 4년 동안 한 팀에서 뛰었다는 한화 외국인 투수 카펜터는 “내 뒤에 터크먼이 있으면 늘 든든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안타를 치고 나갈 때 상대 수비가 빈틈이라도 보이면 주저 없이 한 베이스를 더 가 안타를 2루타로 둔갑시키는 등 지는 게 익숙한 한화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을 매 경기 보여주고 있다.


팬들은 2018시즌의 호잉의 향기가 난다고 평가하고 있다. 당시 수비와 주루가 좋다는 평가 속에 KBO리그에 데뷔한 호잉은 넓은 수비범위, 빠른 발에 더해 타격(타율 0.306, 30홈런, 110타점)까지 기대 이상으로 터지며 팀에 ‘위닝 멘탈리티’를 불어넣었다. 호잉의 종횡무진 활약 속에 당시 리빌딩을 준비하던 한화는 3위로 정규시즌을 마치며 2007년 이후 11년 만에 가을무대에 진출했다. 2020시즌에 방출된 뒤 지난해 대체 외인으로 1년 만에 KT 유니폼을 입고 나타난 호잉은 타격 정확성은 과거에 비해 떨어졌지만 수비와 주루에서 명불허전의 모습을 보이며 KT의 창단 첫 통합우승에도 기여했다.

풍부한 MLB 경력을 갖춘 터크먼은 MLB 경력이 없던 호잉의 ‘상위호환 버전’이라는 평가를 많이 받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200으로 부진한 모습이었지만 한화 관계자들은 “아직 본 게임이 아니다. 리그 적응을 위해 이것저것 해보고 있는 것 같다”며 터크먼에 대해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기대대로 시즌 개막과 동시에 달라진 터크먼은 타석에서든 외야에서든 파이팅 넘치는 모습으로 동료들의 승부욕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있다. 개막 6연패에 빠졌던 한화도 연패를 끊고 2연승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복덩이로 자리매김한 터크먼이 한화의 유망주들을 만년 꼴찌 팀의 수렁에서 건져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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