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동안 1위에 올랐던 팀만 다섯 개. 시즌 개막 후 각 팀이 전체 일정의 30% 가량인 40경기 이상을 넘어선 가운데 프로야구 판도는 아직 한치 앞을 알 수 없다. 선두에서 최하위 팀의 승차도 8경기 밖에 되지 않는다. 선수와 감독들은 목이 타지만, 팬들에겐 어느 때보다도 흥미진진한 시즌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상위팀의 자리다툼이 치열하다. 25일 현재 1위에 오른 SSG(23승 17패)는 불과 일주일 전쯤인 17일에는 6위였다. 최근 5연승을 달리며 22일부터 리그 선두로 올라섰다. 17일까지 7위에 머물던 키움의 상승세도 무섭다. 7연승을 쌓으며 23승 19패로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반면 1주 전 2위와 3위에 자리해 있던 NC와 LG는 각각 7위와 6위로 추락했다.
선두 SSG나 2위 삼성도 안심할 입장은 아니다. 5위권 바깥으로 튕겨나간 LG와 NC가 낙심할 일도 없다. 디펜딩 챔피언 NC는 7위지만 21승 20패로 승률(0.512)은 5할을 넘는다. 선두 SSG와의 승차도 불과 2.5경기 밖에 안 된다. 어느 팀이든 연승, 연패에 따라 언제든지 순위표가 요동칠 수 있다.
지난해 하위권에 머물렀던 몇몇 팀들이 이번 시즌 좋은 경기력을 보이면서 절대강자 없는 혼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추세는 ‘0강·7중·3약’으로 요약할 수 있다. 봉중근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지난해 하위권이던 SSG(전 SK)와 삼성이 스토브리그 동안 재정비를 잘했다. 두 팀 전력이 향상되면서 올해 상위 7개 팀이 비교적 고르게 승수를 가져가게 됐고, 이에 따라 승차가 적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과 SSG의 분위기 쇄신에는 피렐라와 추신수 영입이 큰 몫을 했다. 이번 시즌 삼성이 영입한 외야수 피렐라는 타율 0.347(185타수 59안타), 12홈런, 37타점으로 공격을 이끌고 있다. 홈런 2위, 타격 4위다. SSG 창단과 함께 입단한 추신수는 29볼넷(리그 공동 3위)의 높은 출루율 등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타율은 0.228로 저조하지만 홈런은 8개나 쳤다.
한화-KIA-롯데 등 하위권 세 팀의 ‘반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상훈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최근 7연승을 올린 키움이 그랬듯, 한화, KIA, 롯데도 연승 여부에 따라 언제든 상위권으로 올라올 수 있다”며 “팀 간 적은 승차가 KBO리그의 흥행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봉중근 위원은 “6월 말까지 한 달 정도는 더 이 추세를 유지할 것 같아”면서 “도쿄올림픽에 따른 7월 19일부터 8월 9일까지의 리그 휴식기를 마친 뒤 어떤 팀이 흐름을 좋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후반기부터 승차가 확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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