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릴로와 골 세리머니 약속 잊지 않은 전북 수비수 김민혁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6월 17일 14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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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김민혁.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김민혁.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 수비수 김민혁(28)은 16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7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원정경기에서 0-1로 뒤진 후반 14분 동점골이 터지자 벤치 쪽으로 다가가 무릴로(26)와 춤을 추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여기에는 나름의 사연이 있었다.

김민혁은 지난해부터 외국인선수들과 함께 골을 축하하는 세리머니를 자주 펼쳤다. 수비수인 그는 골을 넣을 기회가 많지 않아 공격을 담당하는 외국인선수들이 원하는 세리머니에 보조를 맞춰왔다. 이번 포항전을 앞두고도 마찬가지였다. 무릴로가 원하는 세리머니를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무릴로는 포항전에 선발출전했다가 별다른 활약상 없이 후반 13분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1분 뒤 김민혁이 동점골에 기여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그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볼을 문전으로 연결하기 위해 오른발로 강하게 찼다. 이 볼은 포항 수비수 하창래의 몸에 맞은 뒤 골문으로 향했다.

자책골을 유도한 김민혁은 무릴로와 한 약속을 잊지 않았다. 골은 사실상 자신이 넣었지만 함께 세리머니를 하기로 한 만큼 벤치로 향했다. 이른 교체에 실망감이 적지 않았던 무릴로지만 세리머니를 함께 한 뒤에는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김민혁은 경기 후 “사실 그 세리머니는 무릴로가 골을 넣으면 함께 하기로 했던 것이다. 지난해 로페즈와 골 셀러브레이션(축하)을 자주 했는데, 올 시즌에도 외국인선수들과 얘기하면서 그들이 원하는 세리머니를 함께 펼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런데 경기가 종료된 뒤 이 골은 포항 수비수의 자책골이 아닌 전북 한교원의 득점으로 정정됐다. 골 장면에서 한교원이 몸을 던져 골대 안으로 향하는 볼을 마지막에 건드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홍보팀 관계자는 17일 “해당 경기 종료 이후 경기감독관 등 관계자들이 골 장면을 재차 확인했고, 볼이 골라인을 완벽하게 넘기 직전 한교원이 밀어 넣어 기록이 정정됐다”고 설명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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