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같은 등번호 바꾼 프로야구 선수들… 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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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으로… 재기 모색… 동료 추모

스포츠에서 등번호는 이름과도 같다.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경우 유니폼 뒤에 선수 이름 없이 번호만 새긴다. 등번호를 바꾸는 게 간단한 일은 아니다.

새 시즌을 앞두고 KBO리그에서는 꽤 이름 있는 선수 여럿이 등번호를 바꿨다.

한화 이용규(35)는 15번 대신 16번을 달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지난 시즌 항명 파동으로 참가활동정지 징계 등 ‘암흑기’를 보낸 이용규는 고교 1학년 때 달았던 번호로 초심을 일깨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최근 몸무게 7kg을 줄여 전성기(66kg)에 근접한 68kg까지 감량한 이용규는 “30도루 이상을 목표로 삼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38번을 달았던 KIA 임기영(27)도 초심을 강조하며 고교 시절 사용한 17번을 등에 새겼다. 한화에서 데뷔해 2017년 KIA 유니폼을 입은 임기영은 그해 8승 6패에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하며 유망주로 떠올랐지만 지난해 2승 4패에 그쳤다. 자신의 전성기이자 KIA가 우승한 2017년의 기운을 받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삼성 박해민(30)은 58번에서 13번으로 바꿨다. 지난해 타율 0.239의 극심한 부진을 겪은 그는 “등번호를 바꾼다고 야구를 갑자기 잘하는 건 아니겠지만 변화를 주며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싶다. 좋은 성적을 낸다면 (58번 유니폼을 갖고 있는) 팬들도 이해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경기만 뛰고 수술과 재활로 한 해를 보낸 한화 하주석(26)은 1번을 떼고 2018년까지 달았던 16번으로 복귀했다. 부상 때의 등번호를 내려놓고 재기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동료에 대한 애틋함을 담아 등번호를 바꾼 선수도 있다. 한화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박상원(25)이 주인공. 58번이던 그는 61번으로 바꿨다. 61번을 쓰다 지난해 11월 사고로 사망한 2017년 입단 동기 김성훈을 추모하기 위한 마음을 담았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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