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는 강했고 안방에서는 약했던 한일전… 벤투호, 징크스를 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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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18일 1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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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부산시 연제구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2차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2019.12.15/뉴스1 © News1
15일 오후 부산시 연제구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2차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2019.12.15/뉴스1 © News1
한일전이라는 타이틀이 앞에 붙게 되면 언제 어느 때고 국민적 관심이 향하게 마련이다. 시쳇말로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는 표현이 있을 정도니 대략 짐작이 가능하다. 그중에서도 백미는 역시 남자 축구대표팀 간의 정면충돌이다. 한국 ‘붉은 악마’와 일본 ‘사무라이 블루’의 충돌은 ‘한일전 중의 한일전’이라 표현해도 무방하다.

그 축구 한일전이 특정 대회의 결승전 형태로 치러지니 안팎의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승리하면 얻는 것이 많다. 자존심을 세우는 것은 기본이고 대회 우승 트로피도 가져올 수 있다. 그리고 안방에서 유독 약했던 과거의 징크스도 깰 수 있다. 그러나 결과가 기대와 다르다면 실망과 아픔도 곱절이 된다. 벤투호에게 너무도 중요한 승부가 다가오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8일 오후 7시30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일본을 상대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 3차전을 갖는다. 한국과 일본 모두 1, 2차전을 승리해 2연승 상황에서 맞붙는 경기다. 승자가 8번째 동아시안컵 챔피언에 등극한다.

일본은 지난 2017년 자신들의 안방인 도쿄에서 열린 7회 대회에서 한국의 우승을 지켜봤던 악몽을 갚아주기 위해 칼을 갈고 있다. 반면 한국은 대회 3연패와 함께 지금껏 단 한 번도 없었던 ‘개최국 우승’이라는 이정표를 위해 이를 악물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또 다른 목표도 있다. 홈 팬들 앞에서 오랜만에 앙숙을 쓰러뜨리는 기쁨을 선사해야한다.

통상적으로, 어떤 경기든 홈팀이 유리하게 마련이다. 환경적인 익숙함은 물론이고 관중석에서 ‘12번째 선수’로 함께 뛰어주는 팬들의 성원을 등에 업으면 보이지 않는 기운까지 발산하는 법이다.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팀들이 원정보다 홈 승률이 높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일전은 다르다. 한국도 일본도 오히려 원정 경기에서의 전적이 좋다.

가장 최근에 열린 한일전은 바로 이 대회, 지난 2017년 12월1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7회 동아시안컵 최종 3차전이었다. 당시 한국은 전반 시작하자마자 페널티킥으로 먼저 실점을 하고도 무려 4골을 퍼부으면서 4-1 대승을 거뒀다.

이 승리를 포함해 일본 원정으로 치러진 최근 10번의 한일전에서 한국은 5승3무2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 사이에는 ‘후지산이 무너집니다’라는 어록이 새겨진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최종예선도 있고 박지성이 ‘산책 세리머니’를 펼쳤던 2010년 5월 사이타마 친선전도 있다. 밖에서 강했다. 그런데 안방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했다.

한국은 홈에서 펼쳐진 최근 5차례 한일전에서 1승1무3패로 밀리고 있다. 그 마지막 1승이 무려 19년 전인 2000년 4월의 기억이다. 당시 한국은 하석주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는데, 그 기쁨 이후 축구팬들은 안방에서 희열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상대방 홈에서 승률이 좋다는 것은, 그만큼 한일전이 다른 경기들에 비해 멘탈적인 부분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비장한 각오로 적진으로 뛰어든 이들의 투쟁심이 오히려 안방에서 진을 치고 있던 팀보다 강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른 어떤 경기들보다 ‘정신적 해석’이 많이 관여되는 축구 한일전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쯤에서 징크스를 깨야한다.

구구절절 설명 필요 없이 이겨야하는 경기다. 패배에 대한 부담도 크겠으나 승리를 통해 얻는 것도 다르다. 안방에서 라이벌을 꺾고 대회 3연패를 달성한다면, 축구 팬들에게는 2019년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다.

(부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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