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승 투수’ 이영하가 말하는 변화, 한계를 극복하는 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9월 27일 07시 30분


두산 우완 투수 이영하는 올 시즌 15승 고지에 오르며 팀의 확실한 국내 선수 에이스로 떠올랐다. 야수들의 수비를 믿고 던지는 공격적인 투구가 가장 큰 강점이다. 스포츠동아DB
두산 우완 투수 이영하는 올 시즌 15승 고지에 오르며 팀의 확실한 국내 선수 에이스로 떠올랐다. 야수들의 수비를 믿고 던지는 공격적인 투구가 가장 큰 강점이다.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이영하(22)의 올 시즌 팀 내 입지는 굳건하다.

2018시즌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40경기에서 10승(3패2홀드)을 거뒀지만, 전체적인 투구내용이 만족스럽진 않았다. 5.28의 평균자책점과 기복 있는 투구가 과제로 꼽혔다. 승부욕이 강한 데다 좀처럼 만족할 줄 모르는 이영하는 2월 일본 오키나와~미야자키 스프링캠프 때부터 변화를 다짐했다. 이는 올 시즌 15승 투수로 거듭난 원동력이 됐다. 이른 시점에 이영하를 선발진에 배치한 김태형 두산 감독의 선택이 완벽하게 통했다.

이영하는 올 시즌 27경기에서 완투승 한 차례 포함 15승4패, 평균자책점 3.80(156.1이닝 66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최고구속 150㎞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포크볼의 조합에 공격적인 투구가 뒷받침되니 투구수를 줄이며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게 됐다. 삼진은 소화 이닝(156.1이닝)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인 88개에 불과하지만, 누구도 이영하의 구위를 의심하지 않는다. 스스로도 “선발투수로서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가치는 빠른 공”이라고 했다.

올 시즌 가장 눈에 띄는 기록은 역시 15승이다. 15승은 에이스의 상징이기도 하다. 본인의 호투는 물론 수비와 타선, 불펜의 도움을 동반해야 가능한 수치여서 선발투수에게는 엄청난 가치다.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5경기(4패, 평균자책점 18.56)가 아쉽지만, 이는 이영하가 다시금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 한계에 부딪쳤을 때 이를 극복하는 방법도 깨우쳤다. 17차례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 6이닝 3자책점 이하) 기록도 여기에 기인한다. 이영하는 “힘이 떨어진다고 느낄 때 남은 힘을 짜낼 수 있다는 게 과거와 가장 달라진 점”이라고 밝혔다. 기술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한층 강해졌다는 증거다.

“8~9회에 마운드에 오르면 스스로 힘이 떨어지는 것을 느끼지만, 더 강하게 던질 수 있다고 마음먹으니 구위가 더 좋아진다. 팀이 이기고 있을 때는 더 강하게 마음을 먹는다.”

그는 데뷔 첫 완투승을 거둔 19일 인천 SK 와이번스와 더블헤더 2차전을 예로 들며 “9회에는 마무리투수라고 생각하고 던졌다”고 했다.

꾸준한 노력과 승부욕, 정신력 강화의 3박자가 맞아떨어지니 새로운 15승 투수가 탄생했다. 그 주인공이 바로 이영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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