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키시, 사구 후 연이틀 사과…강백호는 “노 프라블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5월 12일 1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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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에릭 요키시(가운데)가 11일 경기에서 자신의 투구에 얼굴을 맞은 KT 위즈 강백호(왼쪽)에게 12일 경기에 앞서 사과했다. 강백호는 연신 “노 프라블럼!”이라며 유쾌하게 응대했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키움 히어로즈 에릭 요키시(가운데)가 11일 경기에서 자신의 투구에 얼굴을 맞은 KT 위즈 강백호(왼쪽)에게 12일 경기에 앞서 사과했다. 강백호는 연신 “노 프라블럼!”이라며 유쾌하게 응대했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노 프라블럼!(No Problem·문제없어!)”

11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KT 위즈전 6회 1사 1루, 키움 선발 에릭 요키시의 139㎞ 투심이 손에서 빠졌고 강백호의 안면부를 정확히 강타했다. 충격이 상당할 수밖에 없었고 강백호도 한동안 그라운드에서 못했다. 요키시는 얼굴을 글러브로 감싼 뒤 주저앉으며 놀란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적장’ 장정석 키움 감독도 그라운드로 나와 강백호의 상태를 확인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강백호는 이내 1루까지 걸어갔다. 사과를 하러 타석 근처까지 찾아온 요키시에게도 웃으며 괜찮다는 손짓을 했다. 퇴장당하는 순간에도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를 대주자 송민섭과 교체했다. 병원 검진을 제안했지만 강백호가 연신 손사래를 쳤다.

12일 키움전에 앞서 이 감독은 “천만다행이다. 검투사 헬멧 덕에 큰 부상이 아니었다. 만약 보호대가 없었다면 (이)종범이처럼 광대뼈가 골절됐을 것”이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종범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KIA 타이거즈 시절인 2002년 투구에 왼 얼굴을 맞아 광대뼈 함몰 중상을 입었다. 이후 검투사 헬멧을 착용하며 부상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노력했다.

요키시에게 11일 경기 중 사과만으로는 부족했던 모양이다. 그는 구단을 통해 직접 사과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고, 훈련을 마친 뒤 1루 덕아웃을 찾았다. 통역을 대동했지만 강백호도 최소한의 의사소통은 가능했다. 요키시가 연신 정중히 사과했고 강백호는 “문제없다. 난 ‘영 가이(Young Guy)’다. 오늘도 선발로 나간다”며 밝게 웃었다. 강백호는 “확실히 검투사 헬멧 덕분에 살았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사과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며 ‘쿨’하게 반응했다. 이어 “우리 팀에도 외국인 선수가 세 명이다. 이 정도 의사소통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너스레까지 떨며 이상이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KT로서는 핵심 자원인 강백호가 안면부 부상을 입었다면 시즌 전체 계획에 차질을 피할 수 없었다. 헬멧의 보호대가 강백호와 KT, 그리고 요키시까지 살렸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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