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동행’ 잠시 멈춤…토트넘 운명, 다시 손흥민 손으로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10일 15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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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의 손흥민이 아주 중요한 순간 또 다시 결정적인 득점을 성공시키며 집중 조명을 받았다. 어려운 상황에서 담대한 플레이와 높은 책임감으로 값진 골을 터뜨려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공교롭게도 핵심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빠진 뒤에 승리를 견인하는 천금 같은 골이 터져 보다 빛났다. 이날 부상으로 케인은 시즌 아웃이 유력하다. 토트넘 운명이 손흥민 손으로 넘어왔다.

손흥민은 10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18-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선발 출전, 후반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팀에게도 또 손흥민에게도 여러모로 가치가 컸던 득점이다.

0-0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던 후반 33분 손흥민은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침투 패스를 받아 박스 오른편으로 파고들었다. 첫 터치는 불안했지만 손흥민은 높은 집중력으로 공을 지켜냈고 파비안 델프를 제친 뒤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열었다. 스스로 결정을 지어야한다는 의지가 느껴지던 움직임과 함께 기어이 해결했다.

손흥민 덕분에 토트넘은 4강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했고 올 시즌 유일하게 남은 타이틀을 향한 희망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시즌 4관왕에 도전하는 강호 맨체스터 시티를 잡았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최근 정규리그 5경기에서 1무4패로 곤두박질쳤던 토트넘은 최근 2연승으로 흐름까지 반전시켰다.

그 승리가 모두 새로운 홈 구장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나왔고, 2경기 연속 득점을 올린 이는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지난 4일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새 구장 ‘1호골’을 넣은 바 있다. 새 구장에서의 첫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도 팀 1호골의 주인공이 되며 기분 좋은 흐름을 이었다.

이번 시즌 각종 대회를 통틀어 손흥민의 18호골이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지난 2월14일 도르트문트와의 16강 1차전 이후 두 번째 득점으로, 이 골과 함께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 개인 통산 10호골 고지에 올랐다. 이는 우즈베키스탄의 전설인 막심 샤츠키흐에 이은 아시아인 두 번째 기록이다. 샤츠키흐는 디나모 키예프에서 활약하며 챔피언스리그 통산 11골을 넣은 바 있다.

손흥민에게는 ‘이보다 좋을 수 없다’를 외칠만한 경기였다. 하지만 토트넘 입장에서는 비보도 함께 했다. 후반 10분 쓰러진 케인의 부상 정도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경기 후 포체티노 감독은 ‘BT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내일 체크해봐야 하겠지만 매우 슬프고 실망스럽다. 남은 시즌 동안 (케인이)그리울 것 같다”는 말로 ‘시즌 아웃’ 가능성까지 열어 놓았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걸린 4위권 싸움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는 와중 떨어진 날벼락이다. 하지만, ‘진짜 악재’인지는 판단을 유보할 필요가 있다.

케인이 부상으로 제외될 경우 손흥민은 페르난도 요렌테와 함께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경험이 있다. 올해 초에도 손흥민은 부상으로 빠진 케인을 대신해 선봉장으로 나섰다. 단순한 대체자 수준이 아니었다. 손흥민은 케인이 빠진 상태에서 뛴 4경기에서 연속골을 터뜨리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팀을 넘어 EPL 선수들을 통틀어도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던 손흥민은, 묘하게도 케인이 부상을 털고 복귀하자 침묵했다. 지난 4일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경기 전까지 6경기 동안 골맛을 보지 못했던 손흥민이다. 일각에서 케인과의 ‘엇박자’를 말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의도와 상관없이, 그 불편했던 동행은 한동안 멈추게 됐다. 포체티노 감독은 슬픔을 말했으나 아직 결과는 모른다.

UEFA는 맨시티전 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초 해리 케인이 부상을 당했을 때 손흥민이 득점 배턴을 이어받았고, 오늘도 다시 해냈다”고 칭찬했다. 그 칭찬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 토트넘의 운명이 다시 손흥민 손으로 넘어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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