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리포트] TV로 PS 본 최원태 “가을 드라마, 올해는 주인공으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2월 28일 17시 30분


키움 최원태.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키움 최원태.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토종 에이스이자 아픈 손가락. 최원태(22·키움 히어로즈)이게 따라 붙는 별명이다. 아프지 않을 때 성적은 리그 정상급이지만 늘 부상으로 시즌을 중도에 접어왔다. 최원태는 올해만큼은 꼭 144경기 모두 완주해내겠다는 각오로 시즌을 준비 중이다.

최원태는 지난해 23경기에 등판해 134.1이닝을 던지며 13승7패,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했다. 팀내 최다승 투수 자격으로 당당히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에 대체선수로 발탁됐다. 하지만 일본과 슈퍼라운드에 선발등판, 팔꿈치 통증을 느껴 조기 강판됐다. 최원태의 2018년 마지막 투구였다. 복귀 후 한 경기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고, 키움은 지난해 포스트시즌(PS) 내내 최원태의 공백을 느껴야 했다. 현장에서는 “만일 최원태가 있었다면 SK 와이번스와 플레이오프(PO)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들렸다.

키움은 토종 에이스의 공백 속에서도 SK와 PO 5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쳤다. 최원태는 키움의 PS를 텔레비전으로 지켜봤다. 2016년 1군에 데뷔했고, PS 등판 경험이 한 차례도 없었기 때문에 아쉬움은 더 컸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키움 스프링캠프지에서 만나 그는 “미안함과 아쉬움을 동시에 느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키움 최원태.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키움 최원태.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너무 던지고 싶었다. 5차전 9회, (박)병호 선배의 동점 홈런 장면을 보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집에서도 그 정도였는데 덕아웃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 올해는 그 드라마의 주인공 중 한 명으로 뛰고 싶다.”

장정석 감독은 최원태를 2019시즌 키움 마운드의 열쇠 중 하나로 꼽는다. 지난해 8월 이후 실전등판이 없기 때문에 공백이 가장 길었고, 그만큼 캠프 초반 구위가 빼어났다. 하지만 22일(한국시간) NC 다이노스와 연습경기에서는 고전했다. 당초 2이닝 투구가 예정됐지만 투구수가 58개까지 불어났다. 결국 2회 무사 만루에서 강판됐다. 장 감독은 경기 후 “최원태는 정신 차려야한다”고 농담 섞인 일침을 가했다.

기사를 통해 이를 전해들은 최원태 역시 “정신 차리겠다. 너무 못 던졌다”고 웃은 뒤 “캠프에 오기 전 밸런스가 워낙 좋았다. 지금도 나쁘지는 않다. 다만 연습경기이기 때문에 이것저것 테스트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최원태의 주무기는 단연 투심 패스트볼이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해 투심(50.7%), 체인지업(27.4%), 슬라이더(12.4%), 커브(9.4%) 등 4개 구종을 섞어 던졌지만 결국 투심 위주의 투구였다. 최원태는 “구종을 늘릴 생각은 없다. 하지만 4개 구종을 조금 더 가다듬을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는 그 목표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2017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일찌감치 시즌아웃됐기 때문에 올해는 자연스레 풀타임 선발을 다짐하고 있다.

투산(미 애리조나주)|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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