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내년엔 더 높은 곳까지 가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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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페더러와 대결 꿈같아
경쟁자 츠베레프 왕중왕전 우승, 자극되지만 조급하게 생각 안해”

테니스 스타 정현(22)이 20일 열린 팬 미팅 겸 기자간담회에서 밝은 표정으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테니스 스타 정현(22)이 20일 열린 팬 미팅 겸 기자간담회에서 밝은 표정으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1월 호주오픈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를 이겼고,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대결했죠. 신기하고 믿기지 않는 순간들이었습니다.”

정현(22·한국체대)의 팬 미팅 겸 기자간담회가 열린 20일 서울 강남구 빌라드베일리. 남자프로테니스(ATP) 역대 한국 선수 최고 순위(19위)를 달성하는 등 꿈같은 한 시즌을 보낸 정현은 이날 오랜만에 언론과 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현은 지난달 스톡홀름 오픈 대회 8강에서 발바닥 물집이 재발해 기권패한 이후 시즌을 조기에 끝낸 뒤 국내에 돌아왔다. 한국체대 3학년인 그는 학교 생활과 함께 재활 훈련에 집중하며 다음 시즌에 대비하고 있다.

정현은 이 자리에서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자신의 우상들과 실력을 겨루며 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호주오픈을 꼽았다. 비록 페더러와 만난 준결승에서 발바닥 부상으로 기권하긴 했지만, 정현은 한국 선수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국내에는 테니스 열풍이 일었고, 외신들은 세계 테니스를 휩쓸 차기 주자로 정현을 소개했다.

“70, 80점 사이가 될 것 같아요. 지난해보다 높은 곳(랭킹 등)에서 시즌을 마무리했다는 점은 좋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몸 관리를 못 했기에 만점을 줄 순 없을 것 같아요.”

정현은 올해 상반기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과 ATP 투어 8개 대회에 참여해 7번(호주오픈 포함) 8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1월 58위에서 시작한 순위를 한때 19위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발바닥 부상에 발목을 잡히며 초반의 상승세를 후반까지 이어가질 못했다. 그의 최종 순위는 25위.

“많이 회복됐습니다. 어릴 적부터 물집이 자주 생겼는데 그때는 지금처럼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않아 티가 안 났던 것 같아요. 상대 레벨도 높아졌고요.”

이날 행사장에는 장래 테니스 선수를 꿈꾸는 정현의 초등학생 팬이 “세계적인 선수가 되어 정현 선배님과 겨뤄보고 싶다”라는 당찬 포부를 전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정현은 또래 경쟁자인 21세 알렉산더 츠베레프가 최근 ATP 파이널스에서 왕중왕에 오른 것을 본 소감이 어떠하냐는 질문에 “국제 대회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다고는 생각하지만 조급하게 생각지는 않는다”면서도 “자극이 되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정현은 12월 태국에서 겨울 훈련을 거친 뒤 내년 1월부터 ATP 투어에 복귀한다. “부상 없이 다음 시즌을 보내는 것이 1차 목표다. 그리고 시즌을 끝냈을 때 올해보다 더 높은 위치에 서 있길 바란다.”정현은 올해 호주오픈 4강 진출로 88만 호주달러(약 7억 원)를 확보하는 등 올 한 해 대회 상금으로만 18억 원을 수확했다. 라코스테(의류) 라도(시계) 요넥스(라켓) 제네시스(차량) 등의 스폰서 후원금을 합하면 연간 수입은 수십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테니스#정현#알렉산더 츠베레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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