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막을 올린 2018~2019시즌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무대에서 팬들의 눈을 의심케 하는 낯선 풍경들이 속출하고 있다. 각 팀을 대표하는 토종 에이스들이 코트 위가 아닌 웜 업 존(선수 대기 구역)에 지키는 장면이다. 체질 개선을 위한 각 팀 사령탑들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다.
현대캐피탈 문성민
대표적인 사례가 현대캐피탈의 문성민(32)이다.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파다르, 자유계약선수(FA)로 전광인을 영입한 현대캐피탈은 팀의 에이스 역할을 했던 문성민을 교체 선수로 기용하는 모험수를 두고 있다. 파다르와 포지션(라이트)이 겹치는 문성민을 레프트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했지만 수비 약화라는 불안 요소를 무시하기 어려웠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시즌 초반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기 위해선 (공격보다) 안정화가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아직까지는 최적의 조합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이번 시즌 새 주전세터로 낙점했던 이승원이 최근 손가락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최 감독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OK저축은행 송명근OK저축은행의 송명근(25)도 상황이 비슷하다. FA로 원 소속팀에 잔류한 송명근이 시즌 초반 리시브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면서 지난달 30일 경기에서는 교체선수 심경섭이 대신 선발 출전 기회를 얻기도 했다.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그의 수비부담을 낮추는 것이 중요한 만큼 당분간 심경섭이 중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카드 최홍석구단 사상 첫 봄 배구(포스트시즌)에 도전하는 우리카드 역시 에이스 최홍석(30)을 교체선수로 돌렸다. 새 사령탑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시즌 전 이례적으로 최홍석에게 “자신감이 없으면 코트에 들어오면 안 된다”고 쓴 소리를 하며 나경복에게 대신 주포 역할을 맡겼다. 신 감독은 선수단에 퍼진 패배의식을 씻어내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한다. 신 감독은 최근 최홍석을 레프트가 아닌 센터로 투입하며 개인보다 팀이 우선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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