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 누르기냐, 김선형 회생이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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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챔프전 12일 3차전
DB “우승확률 100% 3연승 가자”
SK “그동안 밀렸던 골밑 총력전”

이번 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은 ‘버튼 시리즈’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DB 디온테 버튼은 원주 홈에서 열린 SK와의 1, 2차전에서 평균 38.5점을 퍼부으며 2연승을 이끌었다.

챔프전에서 2경기 연속 35점 이상을 돌파한 선수는 1997년 프로농구 출범 후 처음이다. 정규리그에서 평균 23.5점을 넣은 버튼은 KGC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평균 22.7점을 터뜨렸다.

이런 자료를 살펴보면 SK의 평소 약점인 허술한 수비가 DB를 맞아 더 많은 허점을 드러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SK가 버튼 수비의 맥을 못 잡고 있다. 국내 선수들에게 맡겨선 안 된다”고 말했다.

SK는 2차전에선 버튼 봉쇄를 위해 외곽에서부터 두 명의 선수를 밀착 마크시켰으나 오히려 DB 다른 선수들에게 득점 기회를 주는 빌미가 됐다. 이날 DB는 서민수(11득점·3점슛 3개) 이우정(12득점, 3점슛 3개)까지 득점에 가세했다. 버튼에게 대량 득점을 허용하더라도 DB의 다른 공격 루트를 막았어야 될 SK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DB와 SK는 12일 잠실에서 3차전을 치른다. 챔프전 초반 3연승한 팀이 우승을 놓친 경우는 한 번도 없다. DB가 3승 고지에 오르면 우승 확률은 100%가 된다. SK는 벼랑 끝 탈출을 위해 모든 힘을 쏟아부어야 한다.

이번 정규리그 DB는 홈에서 20승 7패로 안방 승률 1위였고, SK는 19승 8패로 그 뒤를 쫓았다. SK는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홈에서 치렀는데 당시 KCC를 꺾고 2위를 확정지으며 극적으로 4강에 직행했다. 문경은 SK 감독은 “3차전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모든 걸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최근 체력 저하 조짐을 보이고 있는 SK 김선형의 어깨는 무거워 보인다. 2차전에서 9득점에 묶인 김선형이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공격과 수비를 이끌어야 침체된 팀이 되살아날 수 있다.

DB는 1, 2차전에서 철저하게 제공권 우위를 지켰다. 로드 벤슨, 버튼뿐 아니라 국내 선수들이 리바운드 쟁취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이다. SK도 끈질기게 달라붙으며 한발 더 뛴다는 자세로 골밑 싸움에서 밀리지 않아야 승산이 있어 보인다.

두 팀은 장외 신경전까지 펼쳤다. 벤슨은 2차전 종료 후 SK 선수들이 ‘플로핑’(과장된 몸짓으로 파울 유도를 위해 심판을 속이는 행위. 일명 할리우드 액션)을 지적했다. SK 코칭스태프 역시 DB 고참 선수의 같은 문제를 꼬집기도 했다. 챔피언 향방을 가를 3차전 열기가 뜨겁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디온테 버튼#김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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