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어찌하오리까… 신태용호, 취약한 방어벽 또 무너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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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일랜드에 선취점 뒤 역전패… 손흥민 꽁꽁 묶여 슈팅 2개 그쳐
스웨덴은 칠레와 평가전 1-2 패배

그라운드를 지배하고도 승리하지 못한 ‘오답’ 경기였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3번의 슈팅 중 유효슈팅(골문으로 향한 슈팅)이 단 4번에 그쳤다. 반면 4번의 슈팅 모두를 유효 슈팅으로 연결하며 승리를 챙긴 북아일랜드는 ‘해법’을 찾아야 할 한국에 공수에 걸친 또 다른 ‘과제’를 떠안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9위 한국은 25일 새벽 영국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윈저파크 국립축구경기장에서 끝난 24위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에서 1-2로 역전패했다. 한국은 전반 6분 터진 권창훈의 선제골 이후 여러 번 추가골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살리지 못했다. 오히려 상대의 세트피스(전반 19분)와 역습(후반 40분)에 무너지며 두 골을 허용했다. 힘과 높이를 앞세운 ‘선수비 후공격’의 북아일랜드 전술을 뚫을 승리 공식을 찾지 못한 것이다.

‘4-3-3 전술’을 쓴 이날 한국의 양 측면을 활용한 공격은 인상적이었다. 북아일랜드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이 상대할 스웨덴을 가정한 연습 상대로 조니 에번스(웨스트브로미치)를 비롯해 4명의 수비수 평균 키가 186cm에 이른다. 2017년 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에 따르면 스웨덴의 평균 신장(185.2cm)은 월드컵에 출전하는 32개국 중 두 번째로 크다. 이처럼 큰 키를 가졌지만 비교적 느린 상대 수비수의 발을 공략하기 위해 한국은 전후반 내내 풀백까지 동원해 상대 배후 진영에 활발하게 침투했다. 기성용(스완지시티)과 박주호(울산)가 중원에서 볼을 받으면 권창훈(디종)과 이용(전북) 등이 전방 깊숙이 침투해 크로스를 올리거나 직접 슈팅까지 했다. 하지만 정작 페널티 박스 안으로 공이 넘어왔을 때 김신욱(전북) 등이 이를 골로 연결하지 못한 것이 ‘옥에 티’였다.

이날 새벽 열린 스웨덴과 칠레의 평가전에서 스웨덴은 칠레의 빠른 측면 공격에 무너져 1-2로 패한 만큼 한국이 ‘마무리 능력’을 갖추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상대 수비의 집중 마크를 받은 한국의 간판 손흥민(토트넘)의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해 변형 전술을 썼다. 처음 4-3-3 전술의 왼쪽 날개 공격수로 출전했던 손흥민은 경기 중반 김신욱과 함께 4-4-2의 최전방 공격수로 위치를 바꿨다. 위치에 구애받지 않는 일종의 ‘프리롤’ 역할을 맡은 것이다. 하지만 이날 손흥민은 2개 슈팅에 그쳐 아직 대표팀에서 제 위치 찾기에 실패한 모습이다.

프로축구 K리그1 전북의 수비 3명(김민재-김민우-이용)에 장현수(도쿄)를 추가한 ‘포백 라인’은 여전히 불안했다. 이번 경기까지 A매치(국가 간 경기) 12경기를 치른 신태용호는 무려 14골을 내줬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온 전북 선수를 대거 기용해 수비 조직력을 높이려 했지만 자책성에 가까운 두 번의 실점으로 물음표를 떠안았다. 체격 좋은 상대 공격수와 맞섰을 때 공중 경합에 밀리는 모습을 보여 스웨덴과 독일처럼 몸싸움에 능한 팀을 만났을 때를 대비한 보완 훈련도 필요해 보인다.

한국은 이날 곧바로 폴란드 호주프로 이동해 28일 ‘가상 독일’ 폴란드와의 평가전 준비에 들어갔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북아일랜드 평가전#축구 대표팀#a매치#손흥민#포백 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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