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이상군 체제’ 한화 마운드, 얼마나 젊고 건강해졌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9월 29일 05시 30분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은 어려운 환경에서 예상보다 팀을 잘 정비했다. 한화 마운드는 젊고 건강해졌다. 스포츠동아DB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은 어려운 환경에서 예상보다 팀을 잘 정비했다. 한화 마운드는 젊고 건강해졌다. 스포츠동아DB
한화는 김성근(75) 전 감독이 떠나고 이상군(55) 감독대행 체제를 시작한 5월 23일부터 ‘건강야구’를 목표로 내걸었다. “부상을 최소화해 건강한 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 감독대행의 말은 투수의 마구잡이식 등판을 지양하면서도 선수들 간의 경쟁을 유도해 중장기적인 강팀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로 들렸다. “육성을 통해 프랜차이즈 스타를 키워내고, 성장한 선수들의 팀워크를 바탕으로 강한 팀을 만들어야 한다”는 박종훈 단장의 말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말 그대로 젊고 건강한 팀을 만들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것이 올 시즌 한화에 주어진 과제였다. 4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박 단장과 이 감독대행이 내건 공약이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는지 올 시즌 한화의 투수 운영을 통해 살펴봤다.

한화 송창식-정우람-박정진-심수창(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한화 송창식-정우람-박정진-심수창(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 김성근 체제 43경기 : 17명·평균 32.4세

김 감독은 올 시즌 43경기에서 18승25패(승률 0.419·당시 9위)의 성적을 남기고 퇴진했다. 이 기간 김 전 감독은 총 17명의 투수를 활용했는데, 한화의 팀 방어율은 4.52(7위)였다. 선발투수 방어율 4.21(5위), 불펜진 방어율은 5.08(7위)이었다. 이 기간 투수진의 평균나이는 32.4세였고, 이들 17명 가운데 20대는 김범수(22)와 김재영(24), 장민재, 이태양(이상 27) 등 4명에 불과했다.

특히 계투진 14명이 총 146차례 마운드에 올랐는데 송창식(26회)과 정우람, 박정진(이상 19회), 심수창(18회), 윤규진(14회), 권혁(11회), 장민재(10회) 등 7명의 출장 비율이 무려 80.14%에 달했다. 베테랑 투수들에게 과부하가 걸리고, 젊은 선수들은 기회를 얻기 어려운 구조였다. 실제로 당시 2군 선수들의 동기부여도 크게 떨어져 있었다. 이 기간 2일 연투는 22회, 3일 연투는 9회 이뤄졌다. 2016시즌에는 3일 이상 연투가 무려 19회에 달했으니 김 전 감독 입장에서 이 같은 운영은 당연시됐다.

한화 강승현-김민우-이충호-서균(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한화 강승현-김민우-이충호-서균(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 이상군 체제, 무엇이 달라졌나

한화는 이 감독대행 체제에서 24명의 투수를 활용했고, 이들의 평균나이는 30.04세다. 김 전 감독 시절보다 두 살 이상 젊어졌다. 이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뒤 1군 무대를 밟은 강승현(32)과 김경태(26), 김민우(22), 박상원, 이충호(이상 23), 김진영, 서균(이상 25), 정재원(33) 등 8명의 평균 나이는 26.13세다. 특히 8월 이후 젊은 피들의 활약을 앞세워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며 새 지평을 열고 있다는 평가다.

이 기간 계투진의 3일 이상 연투도 단 2회에 불과하다. 선발투수가 최소한 5이닝은 소화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결과다. 김 전 감독 재임 기간에 4.1이닝에 불과했던 선발 평균이닝이 이 감독대행 체제에서 5이닝을 찍었다. 지난해 한화 선발투수가 5이닝 이상 소화한 경기가 총 61게임이었는데, 올해 이 감독대행 체체에서 치른 97경기에서 이 수치를 넘어섰다. 자연스럽게 불펜진의 혹사는 줄고, 젊은 선수들의 동기부여도 커졌다. 최근 선발 등판한 4경기에서 3승, 방어율 1.67을 기록한 김재영도 “꾸준히 믿고 선발로 내보내주신 덕분에 자신감이 커졌다”고 고마움을 숨기지 않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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