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유럽 평가전 멤버 23명 발표
기성용-이청용 등 전원 해외파, 공격진 소속팀서 부진해 고민 “지동원 몸 상태는 좋아 테스트”
신태용 한국축구대표팀 감독(47)은 난관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1%’라는 말을 두 번 썼다. 그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을 달성하고도 웃지 못한 사령탑이다. 대표팀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경기에서 무득점 무승부를 거두는 등 부진했던 가운데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낸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의 재영입 논란까지 나왔기 때문이다.
“사면초가 상태에서 평가전을 치르게 됐다. 경기 결과와 내용이 모두 좋아야 한다는 게 상당히 힘들다.” 평소 여유와 자신감이 넘치는 그이지만 2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유럽 방문 평가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할 때는 달랐다. 웃음기가 사라진 그는 차분하게 평가전 구상 등을 밝혔다.
신 감독의 첫 번째 1% 발언은 히딩크 감독 영입설에 대한 생각을 밝힐 때 나왔다. 그는 “히딩크 감독님이 사심 없이 대표팀을 돕는다면 단 1%도 거절하지 않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이 기술 고문 등의 역할을 맡는다면 조언을 듣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히딩크 감독과 신 감독은 러시아와의 평가전(10월 7일)이 열리는 모스크바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다. 신 감독은 “히딩크 감독님이 상대 팀에 대한 정보 등을 주면 경기에 활용해 좋은 모습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는 26일 기술위원회를 통해 히딩크 감독의 역할 등에 대해 논의한다.
신 감독은 경기력 논란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이번 평가전은 내용과 결과 등이 복합적으로 중요하게 됐다. 1%도 방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물론 경기는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열매를 따야 할 곳은 월드컵 본선인 만큼 팬들도 질타와 칭찬을 같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러시아와의 평가전에 이어 다음 달 10일 스위스에서 모로코와 맞붙을 예정이다. 당초 2차 평가전 상대는 튀니지였지만 나빌 말룰 튀니지 감독이 평가전과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 사이의 촉박한 일정 등을 이유로 반대해 취소됐다.
신 감독은 러시아, 모로코와의 경기에 나설 대표팀을 전원 해외파로 소집했다. 대표팀이 K리그 선수 없이 해외파로만 구성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 감독은 “그동안 K리그가 대표팀 조기 소집 등으로 일정을 바꾸는 등 많은 희생을 했다. 상생을 위해 이번에는 해외파로 대표팀을 꾸렸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걱정거리는 ‘골 가뭄’을 해결해야 할 해외파 공격진의 소속팀 성적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김신욱, 이동국(이상 전북) 등 국내파 공격수가 빠진 최전방에는 황의조(감바 오사카)와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만 소집됐다. 지동원은 올 시즌 소속팀 리그 경기에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고, 황의조는 9경기에서 2골을 넣는 데 그치고 있다. 신 감독은 “황희찬(잘츠부르크)은 부상이고 석현준(트루아)도 경기에 나서지 못해 뽑지 못했다. 한국 축구에 대형 스트라이커가 없다는 점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해외파 공격수들에게는 이번 평가전이 자신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 감독은 “지동원은 몸 상태는 좋지만 소속팀 감독으로부터 출전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해외파들이) 러시아 월드컵에 데려갈 수 있는 선수인지 아닌지를 테스트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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