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 완성도 90%” 호언장담했던 세트피스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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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6월 1일 05시 45분


30일 천안종합동장에서 \'2017 FIFA U-20 월드컵\' 한국과 포르투갈의 16강 경기가 열렸다. 한국 신태용 감독이 선수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천안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30일 천안종합동장에서 \'2017 FIFA U-20 월드컵\' 한국과 포르투갈의 16강 경기가 열렸다. 한국 신태용 감독이 선수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천안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신태용호의 실패 3가지 키워드

조별리그 1·2차전에서 연승을 거두며 일찌감치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했지만, 거기서 끝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에 출전했던 한국은 30일 포르투갈과의 16강전에서 1-3 완패를 당하며 조기에 대회를 마쳤다. 안방에서 펼쳐지는 대회인 만큼 1차 목표인 8강을 넘어 4강 신화의 재현도 가능하리란 낙관적 기운까지 감돌았으나,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3가지 키워드로 U-20 대표팀의 여정을 돌아본다.

사진제공|FIFA U-20 월드컵 홈페이지
사진제공|FIFA U-20 월드컵 홈페이지

● 세트피스

U-20 대표팀 신태용(47) 감독은 대회 개막을 앞두고 “코너킥과 프리킥 상황에서 각각 십수 가지의 전술을 준비했다. 세트피스에서의 전술 완성도는 90% 이상”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조별리그(A조) 3경기, 포르투갈전 등 4경기에서 세트피스 득점은 전무했다. 0-2로 뒤진 포르투갈전 후반 14분과 17분에는 2차례 결정적 프리킥 찬스를 잡았지만 무위에 그쳤다. 포르투갈전에선 프리킥 15개, 코너킥 2개를 얻고도 골과 비슷한 장면마저 만들지 못했다.

개막 직전인 5월 14일 고양에서 벌어진 세네갈과의 최종 평가전. 필드골로 2득점한 한국은 세트피스로만 2골을 내주며 2-2로 비겼다. 경기 후 신 감독은 “세트피스 수비 상황에서도 감출 것은 감췄다”고 밝혔다. 전력노출을 피해 세트피스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준비한 것들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얘기였다. 다행히 한국은 이번 대회 4경기에서 세트피스 실점을 하진 않았지만, 신 감독이 그토록 자신했던 세트피스 득점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평가전에서조차 제대로 실험하지 않았던 세트피스 공격은 어쩌면 실패가 예정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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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연승

한국은 기니와의 A조 1차전에서 3-0으로 승리한 뒤 U-20 월드컵 최다우승국(6회) 아르헨티나도 2-1로 제압했다. 쾌조의 2연승으로 일찌감치 16강행을 확정했다. ‘비겨도 조 1위’를 차지할 수 있는 잉글랜드와의 3차전을 앞두고 신 감독은 “이승우, 백승호(이상 FC바르셀로나FC)에게는 휴식을 주겠다”며 로테이션을 선언했다. 결과적으로 한국과 달리 승리가 간절했던 상대에게 우리의 패를 미리 보여준 꼴이 됐다.

‘휴식을 주겠다’는 말은 결장의 의미로 해석됐지만, 정작 잉글랜드에 0-1로 뒤지자 신 감독은 이승우와 백승호를 후반 차례로 교체 투입해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그러나 이미 기운 전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잉글랜드전 패배로 조 2위로 밀려나며 ‘1위 프리미엄’을 놓쳤고, 한껏 올랐던 팀 분위기도 다소 김이 빠졌다. 2연승 후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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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4-2

평소 거침없는 성격의 신 감독은 자신감도 남다르다는 평가를 듣곤 한다. “포르투갈 분석은 끝났다”며 그가 야심 차게 꺼낸 카드는 조별리그에선 한 번도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던 4-4-2 포메이션이었다. 결정적 패착이었다. 공격의 중심인 좌우날개 이승호-백승호의 활용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후반 9분 만에 선수 교체를 통해 수정을 가했지만, 0-2의 불리한 흐름을 뒤집는 묘수가 되기에는 부족했다. 신 감독은 포르투갈전 패배 직후 “유난히 포르투갈에 운이 따랐다”고 했지만, 실력이 있어야 운도 따르는 법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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