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우규민의 반성 “삼진은 중요하지 않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3일 05시 30분


삼성 우규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우규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우규민(32)은 이적 후 첫 등판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KBO리그 최초로 단일경기 4타자 연속 3구 삼진을 잡아냈다. 그는 1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전에서 선발 등판해 5회 이홍구부터 김선빈, 로저 버나디나를 연달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더니 6회 노수광까지 단 공 3개로 삼진을 잡아냈다. 한 이닝 3연속 3구 삼진은 다니엘 리오스(2007년), 금민철(2009년), 강윤구(2012년), 김혁민(2012년)에 이어 역대 5번째이며, 4타자 연속 3구 삼진은 금민철(당시 두산)이 2009년 5월 20일 잠실 롯데전부터 5월 27일 넥센전까지 기록한 이후 2번째다. 그러나 단일경기에서는 그가 처음이다.

이뿐만 아니다. 우규민은 이날 무려 7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5회부터 6회까지는 6개의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잡는 위력을 보여줬다. 한 경기 개인 최다 삼진은 10개지만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등판한 첫 경기에서 무사사구, 7삼진 기록으로 홈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2일 만난 우규민은 삼진에 대해 오히려 고개를 저었다. 그는 “나는 원래 맞혀 잡는 스타일의 투수”라며 “삼진을 잡는 것보다 3구 이내로 맞혀 잡으면서 아웃카운트를 늘리는 게 맞는데 이상하게 삼진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물론 삼진은 그만큼 구위가 좋기에 가능했다. 6회 마지막 타자로 나왔던 KIA 최형우(34)도 “마지막 타석에서 삼진을 당할 때 (우)규민이의 마지막 공이 진짜 빨라보였다. 회심의 일격이라고 느낄 정도로 좋은 공이었다”고 인정했다.

최형우의 칭찬에도 우규민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삼진을 잡다보면 나도 모르게 오버페이스를 하게 된다”며 “어제도 힘이 들어가다 보니 그 다음이 좋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실제 6연속 삼진을 잡은 뒤 7회에 올라와 연속 안타를 맞고 4실점했다. 삼성 타자들이 9회말 0-7에서 7-7, 동점을 만들면서 패전투수는 면했지만 6회까지 좋은 피칭을 이어오다가 무너지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연속 안타를 맞고 빅 이닝을 헌납하는 게 나의 약점이자 단점이어서 생각하고 있었는데 또 반복해서 아쉬웠다”며 “그래도 첫 등판에서 몸 상태도 나쁘지 않았고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힘이 떨어지는 것도 없어 고무적이다. 다음번에는 더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대구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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