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앞세워… 日 열도 ‘WBC 열풍’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3일 03시 00분


  ‘사무라이 저팬 응원 선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세계 1위 탈환을 향해.’

 2017 WBC 대회를 두 달 앞두고 일본 아사히TV는 7일 이 같은 제목의 방송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매주 토요일 오전 방영되는 이 프로그램에는 대회를 앞둔 대표팀 선수들의 각오와 역대 WBC 명장면 등이 담겼다. 7일 첫 방송에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괴물 투수’ 오타니 쇼헤이(23)가 나왔다.

 4년 만에 돌아온 WBC 대회를 향한 일본 내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강정호의 음주운전 사고, 오승환의 발탁 논란 등으로 연이어 홍역을 앓았던 한국의 분위기와 대조를 이룬다. 2006년 1회, 2009년 2회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맛본 사무라이 저팬(일본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1위 탈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대표팀은 지난해 11월 일찌감치 멕시코, 네덜란드와 평가전을 치르며 예열을 시작했다.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다양한 마케팅도 진행되고 있다. 다음 달 말 출정식 차원에서 열리는 대만과의 2차례 평가전에는 일본 프로야구단의 응원 마스코트들과 치어리더가 총집결한다. 인기 TV 애니메이션(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의 등장인물들이 일본 대표 유니폼을 입은 캐릭터 상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선수들의 사진과 애니메이션을 합성해 만든 응원 포스터는 벌써부터 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사무라이 저팬의 공식 페이스북 계정 팔로어만 20만 명 수준이다.

 WBC 대회에 첫선을 보이는 ‘투타 겸업’ 오타니의 존재 자체가 일본 대표팀에는 좋은 홍보 수단이다. 이번 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한 오타니가 2015년 프리미어12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압도적인 위력을 보일 수 있을지 일본 팬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물론 일본도 메이저리거의 이탈은 고민거리다. 선발투수 마에다 겐타(LA 다저스)와 마무리 자원 우에하라 고지(시카고 컵스)가 팀의 반대와 새 소속팀 적응 문제를 이유로 출전이 불발됐다. 뉴욕 양키스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도 아직까지 출전이 불투명하다. 현재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대표 선수 19명 중 메이저리거는 휴스턴의 외야수 아오키 노리치카뿐이다.

 그러나 전력 누수는 크지 않다는 평가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선수층이 두꺼운 일본은 예전부터 국내 투수를 중심으로 마운드를 운영해 온 만큼 메이저리거의 이탈이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2014년) 미일 올스타전을 통해 세대교체를 추진한 일본이 프리미어12로 국제무대 경험을 쌓은 만큼 여전히 우승 후보로 꼽을 만하다”라고 평가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일본 야구#오타니#월드베이스볼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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