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까지 얻은 김기태 “정신 바짝 차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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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2월 20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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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기태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김기태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성적 부담요? 이런 부담은 가져도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하.”

KIA 김기태 감독은 FA(프리에이전트) 투수 최대어 양현종(28)이 잔류하게 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 호탕하게 웃었다. 김 감독은 20일 에이스 양현종이 KIA와 1년간 22억5000만원에 계약한 뒤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양현종이 어려운 결정을 해줘서 고맙고, 에이스를 잡아준 구단에도 감사하다”는 말부터 꺼내더니 “1년 계약을 했다고 하는데, 나도 놀랐다. 어떤 계약인지는 자세히 듣지 못했지만 그건 차차 설명 들으면 되는 것이고, 잘 해 보겠습니다”라며 신이 난 듯 목소리를 높였다.

KIA는 올 시즌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시즌에 앞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팀 리빌딩 과정에 있는 KIA를 두고 하위권으로 평가했지만, 집권 2년 차인 김 감독의 지휘 아래 정규시즌에서 5위라는 성적표를 거머쥐면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2011년 이후 5년 만에 가을잔치 무대에 서는 깜짝 활약을 펼쳤다.

KIA로선 최상의 시나리오가 만들어졌다. FA 시장에서 검증된 4번타자 최형우를 4년간 100억원에 영입하면서 타선 강화의 꿈은 이뤘지만, 만약 양현종이 빠졌다면 마운드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KIA 양현종. 스포츠동아DB
KIA 양현종. 스포츠동아DB

올해 15승을 올린 외국인투수 헥터 노에시와 재계약하고, 새로운 좌완 외국인투수 팻 딘을 영입했지만 양현종이 없다면 사실상 5선발을 꾸리기도 벅찬 상황이었다. 윤석민은 어깨에 웃자란 뼈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 재활 예상 기간만 4~6개월 소요된다는 소견이다. 내년 시즌 선발 로테이션에 가담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부상이 잦은 김진우를 비롯해 선발 가능성을 보여준 홍건희 김윤동 등이 선발진에 가세할 후보로 꼽히지만 어딘지 모르게 휑한 느낌이다.

김 감독도 이에 대해 “에이스 양현종이 있고 없고는 천지차이”라면서 “협상이 조금 어려워지는 것 같아 양현종과 2차례 정도 전화를 하긴 했지만 FA 계약은 선수 인생이 걸린 부분인데 감독이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 아니냐. 그런데 조금 전 양현종이 전화를 걸어와 ‘감독님, 계약했습니다’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감독으로서 고맙다’고 했다”며 기뻐했다.

이제 KIA의 전력은 탄탄해졌다는 평가다. 올 시즌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안치홍과 김선빈이 시즌 막판에 가세해 적응을 했고, FA 나지완도 4년간 40억원에 붙잡았다. 리빌딩 과정에서 보여준 젊은 선수들의 성장 속에 KIA에 가장 필요했던 클러치 능력을 갖춘 4번타자를 영입했다. 여기에 토종 에이스를 동시에 눌러 앉혔다. 스토브리그에서 타선 강화와 마운드 안정의 숙제를 풀면서 내년 시즌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과 눈높이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오히려 감독으로선 부담스러울 법도 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에 대해 “성적 부담? 이런 부담은 가져도 되는 것 아니냐”면서 “외국인투수 헥터는 검증됐고, 새 외국인투수(팻 딘)와 야수(로저 버나디나)는 두고 봐야겠지만 좋다고 하니까 잘 적응시켜보도록 하겠다. 정신 바짝 차리고 내년 시즌 준비 잘 하겠다”며 웃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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