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전 앞두고 자신감 넘쳤던 슈틸리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9월 2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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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슈틸리케 감독. 스포츠동아DB
축구대표팀 슈틸리케 감독. 스포츠동아DB
평소와 다른 공격적 화법 눈길

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은 신중하다. 상대를 존중하고, 자극하는 것을 피한다. 선수들에게는 자율을 주는 한편으로 규율과 규칙도 중시한다. 또 꼼꼼하다. 미디어 반응,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한 팬들의 분위기까지 챙긴다.

그러나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중국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A조) 1차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슈틸리케 감독의 모습은 평소와 달랐다.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화법으로 눈길을 끌었다.

8월 2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9월 A매치 2연전에 나설 대표팀 엔트리를 공개할 때부터 그랬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축구의 투자’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대답이 걸작이었다. “슈퍼리그에 많은 자본이 유입되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중국대표팀의 전력강화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다. 장기적 투자로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으나, 아직은 투자를 시작한 뒤로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그마저 외국인선수를 데려오는 데 쓰이고 있을 뿐, 자국선수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당장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자금 활용이 고액의 외국인선수를 데려오는 데 한정돼 유소년 시스템 구축과 인프라 확충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는 한계를 꼬집은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8월 29일 팬 공개훈련에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핵심은 ‘조직력’이었다. “중국전까지 3일의 시간이 주어졌다. 우리는 3개월을 준비한 팀처럼 하자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한계에 굴하는 않고, 2014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쌓은 끈끈한 조직축구를 펼치자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중국과의 결전을 하루 앞두고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 때도 그의 태도는 바뀌지 않았다. ▲(중국의) 장기합숙 ▲공한증 등이 화두로 올랐는데, 역시 자신감은 꺾이지 않았다. “중국은 오랜 시간 손발을 맞췄다.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평소처럼 사흘 훈련을 했다. 세계적 선수라면 짧은 준비에도 기량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잘해왔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국가대표 차출 규정을 한국은 준수한 반면 중국은 정반대였으니, ‘중국은 축구선진국이 아니다’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공한증’이란 표현을 알고 있다. 열세를 뒤집으려는 중국에 큰 자극제가 될 수 있다”면서도 “팬들의 기대치가 높은 것도 안다. 우리는 그간 좋은 모습을 보였다. 2패밖에 없다. 이번에도 기대를 충족시킬 것”이라며 스스로도 필승을 확신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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