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없는 한달, SK의 홀로서기 예행연습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7월 20일 05시 30분


SK 김광현. 스포츠동아DB
SK 김광현. 스포츠동아DB
SK는 올 시즌을 기점으로 큰 변화에 직면할 수 있다. 2007년 입단 이래 팀의 에이스 자리를 지켰던 좌완 김광현(28)이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해외 진출, 그 중에서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본인의 의사는 물론, 복수의 메이저리그 구단이 관심을 갖고 면밀히 관찰 중이다. 이미 영향력이 있는 ‘디렉터’급에서 관찰이 끝난 구단도 있다.

오래 전부터 SK는 김광현이 한국에 잔류할 경우 반드시 잡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SK에 김광현은 단순한 전력 이상의 ‘특별함’이 있는 선수다. 구단 역사가 짧지만, SK가 직접 지명하고, SK가 직접 키우고, SK의 에이스로 오랜 시간을 보낸 첫 번째 투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일은 의지와는 무관하게 흘러갈 수 있는 법. SK는 김광현과의 이별, 김광현이 없는 SK를 준비해야 할지도 모른다. 현재 SK는 부상으로 김광현이 이탈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별 예행연습’이라고 볼 수도 있다.

김광현은 2일 잠실 LG전에서 팔꿈치에 통증을 느껴 조기 강판했다. 진단 결과 왼팔 굴곡근 미세손상. 근육이 매우 작게 찢어진 상태로 2주 가량 휴식을 취했고, 18일 캐치볼을 재개했다. 투구프로그램을 빨리 소화한다해도 8월 초 복귀는 쉽지 않다. 한달 넘게 공백을 체감하게 됐다.

SK 코칭스태프는 절대 서두르지 않겠단 생각이다. 김용희 감독은 “적당히 됐다고 생각해 올라왔다 또 다칠 수 있다. 완전히 회복한 뒤 던지게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후반기 시작 이후 한동안 김광현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돌게 됐다.

김광현은 앞으로 3회 가량 로테이션을 거른다. 7월 복귀는 없다. SK는 이미 김광현 없이 홀로서기를 위한 예행연습에 들어갔다. 5명의 선발 로테이션은 문제없이 돌아가고 있다. 메릴 켈리(28)와 새 외국인투수 브라울리오 라라(28), 박종훈(25), 윤희상(31)에 문승원(27)이 다시 로테이션에 진입했다.

지난해 군복무를 마친 문승원은 올 시즌 윤희상에 이어 2번째로 5선발 기회를 부여받았다. 부진으로 윤희상에게 다시 자리를 넘겨줬지만, 외국인선수 교체와 김광현 부상이 겹치면서 다시 선발진에 들어왔다. 올 시즌 11경기서 4승2패 방어율 6.23을 가록 중이다. 아직 6이닝 소화가 없을 정도로 5~6회 고비를 맞고 있다. 선발로 성장하려면 이 벽을 넘어서야 한다. 기회가 주어진 올해가 기회다. 데뷔 첫 승을 올리는 등 좋은 기억도 많았지만 안주해선 안 된다.

SK는 2007년 1차 지명자인 김광현 이후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한 투수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문승원은 전면드래프트가 시행됐던 2012년 1라운드에 지명한 고려대 에이스였다. SK로선 김광현 이후 새로운 선발투수, 특히 직접 지명한 투수의 성공이 필요한 시점이다.

마산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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