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이기고 돌아온 사나이들…원종현·정현석이 보고 싶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4월 1일 05시 45분


2016년 여름 NC 원종현(왼쪽)과 한화 정현석이 투타 대결을 펼친다면? 나란히 암을 이겨내고 돌아온 두 남자의 만남은 새 시즌 가장 감동적인 순간으로 기대를 모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2016년 여름 NC 원종현(왼쪽)과 한화 정현석이 투타 대결을 펼친다면? 나란히 암을 이겨내고 돌아온 두 남자의 만남은 새 시즌 가장 감동적인 순간으로 기대를 모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새 시즌 우리가 기대하는 명장면

이승엽 25방 더 치면 한·일 통산 600홈런
삼성 라이온즈파크에 잠자리채 수놓기를…


2016년 여름 어느 날 마산구장. NC 김경문 감독이 투수교체 사인을 냈다. 불펜 문을 열고 마운드에 오른 주인공은 원종현(29). 2015시즌을 앞두고 대장암 수술을 받은 뒤 1년 6개월여 만에 다시 밟아보는 마운드다. 관중들은 원종현을 뜨거운 함성으로 응원한다. 이어 타석에 선 타자에게도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미소와 함께 투수에게 눈인사를 전하며 타석에 선 타자는 한화 정현석(32). 2014년 12월 위암 수술을 받은 뒤 불굴의 의지로 그라운드에 돌아온 주인공이다. 투수 원종현과 타자 정현석의 맞대결. 2016년 KBO리그에서 그려질 수많은 명장면 중 가장 큰 감동을 전할 수 있는 순간이 아닐까.

투수 원종현과 타자 정현석 맞대결

아직 일어나지 않은 희망 뉴스다. 그러나 꼭 기대되는 순간이다. 원종현의 상대가 정현석, 정현석에게 공을 던지는 투수가 원종현이 아니어도 좋다. 많은 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해 오랜 시간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기울인 그들이기에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선 모습만으로도 감동을 전해줄 것이다. 원종현, 정현석과 함께 LG 정현욱(38)도 2년여 만에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2014년 12월 위암 수술을 받은 정현욱은 수술 받기 전보다 체중이 20kg이나 줄었다. 그러나 날렵한 기운으로 시범경기에 깜짝 등판했다. 최고구속은 전성기에 한참 못 미치는 142km였지만, 그는 역경을 이겨낸 혼이 담긴 공을 던졌다. 정규시즌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야구장에 다시 나타날 잠자리채

올 시즌 후반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는 2003년 외야 관중석을 수놓았던 잠자리채가 다시 등장할 전망이다. 가장 인기 좋은 좌석은 내야 지정석이 아닌 왼쪽과 오른쪽 외야펜스 바로 뒤다. 이승엽은 한·일 통산 600홈런에 25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국에서 416개, 일본에서 159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2개 리그에서 이어져 공식기록은 아니다. 그러나 600홈런은 한 시즌 162경기를 치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지금까지 8명만이 달성한 영광스러운 기록이다. 일본프로야구에서 600홈런 타자는 압축배트 시대에 뛰었던 오 사다하루(868개), 노무라 가쓰야(657개)뿐이다.

● 그 밖의 명장면들

올 시즌 기대되는 명장면 중 하나는 2007∼2008년 각각 SK와 두산 유니폼을 입고 한국시리즈에서 치열한 혈전을 벌였던 한화 김성근 감독과 NC 김경문 감독의 가을야구 재격돌이다. 이와 함께 사상 첫 800만 관중 시대 개막도 기다려지는 순간이다. 또 범죄와 스캔들 없는 깨끗한 프로야구는 팬들이 진심으로 바라는 장면일 듯하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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