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염경엽 감독의 격노? ‘디테일 야구’ 완성 위한 과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2월 27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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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넥센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잘하려 하지 마. 연습한 대로만 해. 타석에서 과정이 없어. 치기에만 바쁘잖아.”

넥센과 LG의 연습경기가 벌어진 24일(한국시간) 일본 오키나와 이시가와구장. 넥센 염경엽 감독은 10-14 패배 직후 선수들을 더그아웃 근처로 불러모은 뒤 쓴소리를 했다. 14점을 내주고 진 것보다, 연습경기임에도 불구하고 결과로만 보여주려던 선수들의 플레이가 안타까웠던 것이다.

일찌감치 개막전 선발투수로 낙점한 로베트 코엘로가 1이닝 만에 5안타 2볼넷 6실점으로 무너졌고, 이후 등판한 계투진이 추가로 8점을 더 내줬다. 타선은 홈런 3방을 곁들여 10점을 뽑았지만, 이 또한 염 감독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투수들은 해야 할 것들을 안 하고, 막연히 잘 던지려고만 한다. 타자들은 안타를 치겠다는 생각보다, 타이밍을 익히는 것이 우선”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넥센은 캠프 시작 전부터 악재를 맞이했다. 중심타자 박병호(미네소타) 유한준(kt)과 마무리투수 손승락(롯데)의 이적, 한현희(팔꿈치 수술)의 부상 이탈로 큰 구멍이 생겼다. 그래서 염 감독이 생각해낸 것이 ‘디테일 야구’다. 주루, 수비, 팀플레이는 물론 견제, 슬라이드 스텝 등을 강화해 불필요한 실점을 줄이고, 득점 확률을 높이려 했다. 지금은 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염 감독은 “이제 시작인데, 타자들은 안타만 치려고 한다. 결과만 보려고 하니 잘 안 된다”며 “특히 어린 선수들에겐 과정이 필요하다. 준비한 것을 어떻게 보여줄지도 고민해야 한다. 투수들은 연습 때 잘하다가도 실전에서는 변한 게 없다. 과정을 중요시해야 한다. 연습한 것이 실전에서 나와야 하는데, 다들 경기에서 잘하려고만 하니 문제”라며 아쉬워했다.

염 감독이 가장 아쉬워한 부분은 투수들의 ‘슬라이드 스텝’, 흔히 말하는 ‘퀵모션’이다. 주자가 있을 때 자유족을 지면에 미끄러지듯이 빨리 내딛으며 던지는 동작을 일컫는다. 슬라이드 스텝이 길면 ‘릴리스 타임(투구동작에 들어간 시점부터 공이 포수 미트에 도달하는 시간)’도 느릴 수밖에 없다. 외국인투수들이 처음 한국에 와서 가장 고생하는 부분이다. 코엘로도 이날 1.39~1.48초가 걸리는 느린 ‘릴리스 타임’ 탓에 도루를 2개나 내줬다. 염 감독은 “1.4초면 당연히 도루를 내주게 돼 있다”며 “박주현은 1.23초였는데, 도루 2개 잡았다. 포수가 문제가 아니다. 연습경기에서 1.38초인데, 정규시즌에 1.2초가 나오겠나. 연습 때 잘했으면 실전에서 해봐야 한다. 다들 뛰는 야구를 한다고 하니 퀵모션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는 과정을 보려는데, 선수들은 결과를 본다”며 아쉬워한 염 감독은 “우리는 올 시즌은 물론 1~2년 뒤에도 잘해야 한다“며 과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어필했다.

오키나와(일본)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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