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타율 0.289→0.266…올해는 ‘타고투저’ 완화되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21일 05시 45분


올 시즌 프로야구에선 타고투저 현상이 완화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을 보였던 지난해보다 경기당 득점이 약 10% 가량 줄었다. 같은 경기수(83경기)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경기당 0.39점이 적게 나오고 있다. 사진은 10일 잠실 라이벌 두산-LG전에 팬들이 운집한 장면.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프로야구에선 타고투저 현상이 완화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을 보였던 지난해보다 경기당 득점이 약 10% 가량 줄었다. 같은 경기수(83경기)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경기당 0.39점이 적게 나오고 있다. 사진은 10일 잠실 라이벌 두산-LG전에 팬들이 운집한 장면. 스포츠동아DB
신생팀 kt 합류 불구 ‘타고투저 현상’ 주춤
경기당 평균득점 11.2→10.1로 10% 하락
류중일 감독 “현장도 타고투저 완화 실감”
이효봉 위원 “KIA·롯데 등 용병 호투 영향”


2014시즌을 휘몰아쳤던 극심한 ‘타고투저’는 올 시즌 해소되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신생팀이 리그에 진입하면 전체적으로 투수력이 약화돼 ‘타고투저’가 더 심해진다. 그래서 올 시즌 10구단 kt의 1군 데뷔로 타고투저가 더 극심해질 가능성도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그러나 현재로선 타고투저가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줄어든 득점력, 내려간 타율

타고투저냐, 투고타저냐를 판단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기준은 득점(실점) 비교다. 2014년 경기당 득점(양 팀 합계)은 11.24점이었다. 올해는 20일 현재 시즌 83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경기당 10.13점이다. 득점력이 약 10%(정확히 9.88%) 떨어졌다. 같은 경기수인 83경기로 비교해보면 지난해 10.52점에서 올해 10.13점이기 때문에 경기당 0.39점이 적게 나오고 있다.

다른 대부분의 지표도 지난해 평균보다 훨씬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리그 전체 평균타율은 지난해 역대 가장 높은 0.289였지만, 올해는 현재 0.266으로 2푼3리 낮아졌다. 지난해 같은 83경기(0.276)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1푼이 내려갔다. 경기당 안타수는 지난 시즌 20.02개에서 올해 17.89개로 10.6% 감소했다. 83경기를 놓고 보면 지난해(18.96개)보다 약 5.6% 적다.

● 방어율은 UP? 자책점이 많아진 결과

시즌 전체 평균 방어율도 지난 시즌 5.21에서 올 시즌 4.72로 수치가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같은 83경기를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 4.68에서 올해 4.72로 다소 올라가는 특이점이 발견된다. 리그 전체의 득점(실점)이 줄어들었는데 방어율은 왜 올라갈까. 이유는 간단하다. 실점 중 자책점과 비자책점 비중 차이다. 실책이 나오고 2사 후 연속 적시타 등의 집중타가 이어질 경우 아무리 많은 득점이 나와도 비자책점으로 간주되는 방어율 계산의 특수성 때문이다(방어율 계산에서는 실책수와는 별도로 자책점으로 연결되는 실책이냐, 아니냐가 중요하다). 다시 말해 지난해엔 비자책점이 상대적으로 많았고(자책점이 적었고), 올해는 비자책점이 상대적으로 적었다(자책점이 많았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해 83경기에서 1490이닝 동안 873실점이 기록됐지만 자책점은 775점뿐이었다. 그래서 방어율은 4.68로 산출됐다. 올해는 83경기에서 총 1475.1이닝이 소화된 가운데 841실점이 나왔다. 여기서 자책점은 773점이어서 방어율이 4.72가 되는 것이었다. 지난해와 올해 83경기 기준으로 방어율이 0.03 올랐다고 해서 ‘타고투저’가 심화됐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다. 결국 리그 전체의 타고투저와 투고타저를 논할 때는 득점(실점)이 더 중요한 요소라고 말할 수 있다.

다만 경기당 홈런은 올 시즌 2.01개로 지난해의 2.02개와 큰 차이가 없다. 같은 시점인 83경기를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1.83개)보다 약 9% 늘었다. 홈런만큼은 올해도 많이 생산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 현장도 “타고투저 완화 실감”

결국 올 시즌 대부분의 지표는 지난해 같은 시점을 기준으로 해도 떨어져 타고투저 현상이 완화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야구계는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삼성 류중일 감독은 “현장 느낌으로도 타고투저가 완화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득점이 줄어든 이유에 대해서는 “각 팀 외국인투수의 수준이 대체적으로 지난해보다 높아진 게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싶다”면서 “외국인선수 수준이 높아지니 국내 투수까지 전체적으로 마운드가 강화됐다고 볼 수 있다. 큰 차이는 아니더라도 현장에서는 그렇게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SKY SPORTS 이효봉 해설위원도 이에 동의했다. “KIA, 롯데, SK 등의 외국인투수들이 지난해보다 좋다. 한화도 탈보트와 유먼이 아주 빼어난 투구를 하지는 않지만 작년 외국인투수들보다는 낫지 않느냐”고 평가했다.

이밖에도 인과관계를 수치로 환산할 수는 없지만, 올 시즌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이 미세하게나마 높고 넓게 적용되고 있다는 점, 스피드업 규정 강력 시행으로 타자가 타석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면서 겪는 시행착오와 압박감 등도 타고투저 완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 요소로 꼽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계속 지난해 같은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까. 시즌 중후반으로 접어들면서 각 팀 주력 투수 중에 부상자가 나오고, 마운드에 과부하가 발생해 다시 대량득점경기가 양산될 수도 있다. 지난해와 올해 같은 경기수로 비교하면 기록 차이가 적지만, 지난 시즌 전체와 올 시즌 현 시점의 기록을 비교하면 그 차이가 크다는 점을 보면, 시즌이 진행될수록 점점 타고투저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질 수도 있다.

그러나 류 감독은 “아직 시즌 초반이라 단정할 순 없지만 앞으로도 지난해와 같은 극심한 타고투저는 벌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효봉 위원도 “지난해가 비정상이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한국프로야구에 1999년과 2014년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라는 말로 지난해는 1999년과 더불어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이 벌어진 해라고 평가하면서 “올해도 시즌이 진행되면서 점점 타고투저 현상이 심화될 수는 있겠지만, 지난해보다 분명 그 수치가 완화될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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